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갑윤(65·울산 중구)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지역구 지인의 부탁 때문에 살살 하겠다’며 울산 지역에 근무했던 검찰 간부들을 봐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국회 부의장이기도 한 정 의원은 30일 서울고검과 산하 지검들에 대한 국감에서 “국정감사를 좀 세게 하려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주변에서 압력이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증인 나와 계신 분들 중에 박성재 검사장(서울중앙지검장), 박민표 검사장(서울동부지검장), 오세인 검사장(서울남부지검장), 황철규 검사장(서울서부지검장)이 다 울산에서 근무했더라. 울산 지인들 전화가 와서 살살 해주라고 해서 제가 내년 선거도 있고 해서 제 뜻을 접고 살살 하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웃으면서 가벼운 말투로 이런 얘기를 했다. 하지만 발언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역 유력자들이 그 지역을 거쳐간 검찰 간부들을 계속 ‘관리’해준다는 얘기가 된다. 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인사들 부탁이 들어왔으니까 국정감사를 대충 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발언 장면을 지켜본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국회의원의 중요한 직무 중 하나인 국정감사의 무게를 생각할 때 부적절한 말로 들렸다”고 말했다. 다른 보좌관은 “지역 유지의 부탁을 들어줬다고 광고한 셈인데, 이런 이야기를 국감 자리에서 꺼낸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2002년 보궐선거로 국회에 진출한 때부터 내리 4선을 했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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