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말리던 아버지를 둔기로 때린 뒤 불을 질러 살해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횡성경찰서는 존속살해 및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검거된 ㄱ(3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 2일 오후 11시43분께 횡성 둔내면 자신의 집에서 음주운전을 말리던 아버지(62)의 목을 둔기로 때려 쓰러뜨린 뒤 창고에 있던 휘발류로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은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주택과 마당에 있던 승용차 등을 태우고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숨진 박씨의 아버지는 주택 출입구 쪽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대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화재 현장 인근에서 검거된 ㄱ씨가 “내가 불을 냈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근거로 추궁한 결과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아들이 음주운전을 하려고 하니까 ㄱ씨의 어머니가 차키를 뺏어 이웃으로 도망을 가고 그 사이 아버지가 ㄱ씨를 말리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부검 결과 화재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다툼 끝에 아버지가 나를 때려 홧김에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