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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내가 왜 여기 와야 하는지”…‘형님’의 예견된 말로

등록 2015-10-05 19:40수정 2015-10-05 22:15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상득 두번째 검찰 수사

저축은행 비리 이어 포스코 의혹
‘비자금 유입 의혹’ 질문하자
“그런 일 절대 없습니다” 부인
검, 포스코 관계자 진술 등 확보
고령이유 불구속 기소 가능성도
-포스코 협력업체 비자금이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있는데?

“그런 일 절대로 없습니다.”

-다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는데 심경이 어떠십니까?

“….”

이명박 정부 시절 ‘모든 일은 형님을 통해야 한다’는 뜻의 ‘만사형통’이란 말을 유행시킨 정권 최고 실세 이상득(80) 전 의원이 3년 여만에 다시 검찰에 소환됐다. 측근을 통해 포스코로부터 특혜를 제공받은 혐의를 사고 있는 그는 2012~2013년 수감생활을 거친 뒤 기력이 쇠약해진 듯했지만,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서는 또박또박 분명한 목소리로 부인했다.

5일 오전 예정된 출석시간보다 20분가량 늦은 오전 10시22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온 이씨는 검은색 양복에 노타이 차림으로 보좌진의 부축을 받으며 검찰청사 계단을 한발짝씩 올라섰다. 그는 ‘(포스코가 측근들이 운영하는)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데 관여했느냐?’,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 “왜 내가 여기 와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고 왔다”며 부인했다. 말하는 중간 옅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던 그는 다시 검찰에 불려온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없이 청사 안으로 발을 옮겼다.

올해 3월 포스코 비리 의혹 수사를 시작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6개월 만인 지난 9월, 포스코가 이씨 쪽이 소유한 티엠테크 등 하청업체에 ‘일감 밀어주기’를 통해 30억원가량의 부당이익을 제공한 단서를 찾아냈다. 이씨는 이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이씨를 보고 일감을 줬다는 포스코 쪽 관계자의 진술과 이를 뒷받침할 정황 증거 등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2012년 저축은행 비리 수사 때,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에게 3억원,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에게 3억원, 코오롱그룹에서 1억575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바 있다. 이듬해 1심에서는 혐의가 모두 인정돼 징역 2년이 선고됐지만, 항소심은 김 회장한테 3억원을 받은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징역 1년2월에 추징금 4억575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3년 9월 만기 출소했다.

이씨가 또다시 구속될 지 여부는 특혜 제공의 대가성이 확인되느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1조원 이상을 들여 추진하던 신제강공장의 고도제한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이씨가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또 정준양(67) 전 회장이 이명박 정부 초기 포스코 회장으로 선임되는데 도움을 준 것에 대한 보답이 아닌지도 의심하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은 포스코 회장 선임에 관여할 정도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포스코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 전 의원이 고령인데다 건강상태가 안 좋은 점은 불구속 쪽에 힘을 싣는다. 또 전 정권에 대한 현 정권의 ‘손보기’로 보는 여론도 검찰로서는 부담이어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정리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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