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빌라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께 이모씨와 아내 김모씨, 고등학생 딸이 집 안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빌라 앞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2015.10.7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3명이 그동안 생활고에 시달렸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날 내발산동 자신들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3명이 올해 초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원을 받아왔다고 8일 밝혔다. 집 임대료를 내기 위해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에스에이치(SH)공사의 긴급주거비 지원을 받은 기록 또한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전날 경찰은 이아무개(58)씨 부부와 딸(16)이 집 안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들이 생활고 탓에 자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씨는 얼굴에 검정색 비닐봉지를 뒤집어 쓰고 무릎·발목·목이 묶인 채로, 아내 김아무개(49)씨와 딸은 각각 안방 바닥과 침대에서 천장을 향해 누운 채로 발견됐다. 집 안 책상 위에서는 가족이 쓰던 카드, 임대차 관련 서류들도 정리된 상태로 함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처조카인 김아무개(28)씨에게 사망 전날 등기우편으로 보낸 유서에는 ‘처가 부채가 많은데 남은 사람들이 처리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경찰과 이웃들의 말을 들어보면, 부인 김씨는 암이 상당히 진행돼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다.
한편 이날 1차 부검결과 이씨의 사망원인은 질식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김씨와 딸의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약물검사 등 추가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