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15일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조응천(53)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이날 선고 공판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법원 판단을 인정하고 항소를 안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럴리는 만무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1심 판결이 났을 뿐이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저와 제 주변의 고난은 계속될 것 같다”고도 했다.
다음은 조 전 비서관과의 일문일답.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결심때 정치수사, 표적수사라고 했는데.
=그런 취지의 발언한 적은 없다.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고 생각하시나.
=그건 판결문 분석을 해보시면 나올 거다.
-박관천 경정에게 한 말씀 해달라.
=딱하네요. 인간적으로.
-두분이서 말씀 나누시는 것 같던데 어떤 이야기 했나.
=한때 제 부하였다. 저 친구가 어쨌건간에 역지사지해 보라. 7년을 받았다, 7년.
-부당하다고 생각하시나.
=그건 박관천이 판단할 것.
-처음부터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무죄 나올 거 예상했나.
=이 사건 수사 시작될 때부터, 그리고 영장 들어가고 기소되고 재판 받는 기간 내내 한번도 제가 무슨 법 위반했다고 생각한 적 없다.
-정당한 직무의 일환으로 보고 계시는 건가. 지금까지도.
=저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을 뿐이다.
-후배 검사들이 기소했을 때, 그리고 지금의 심정을 한 마디 해달라.
=당송 8대가 중 유종원 선생이라고 유명한 시인이 있다. 그 분 한시 중에 ‘강설’이라는 한시가 있다. 내용까지는 다 말씀 못 드리겠고, 그 강설이 생각이 난다. 나중에 찾아보시면 제 심정이 어떤지 대충 아실 것이다.
(‘강설’은 눈발 날리는 궂은 날에 강에서 삿갓을 쓴 노인이 홀로 낚시를 하는 모습을 그린 한시다.)
-박지만 회장에게 하고 싶은 말 있나.
=그 분께 제가 특별히 하고 싶은 말 없다.
-김기춘 실장에게는?
=없습니다. 다만…. 없습니다
-수사 처음 받을 때부터 선고까지 거의 1년 걸렸는데, 제일 오랫동안 생각한 것은 뭔가?
=궁불실의(窮不失義) 달불리도(達不離道). <맹자>에 나오는 말씀이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의를 잃지 말고, 잘 나갈 때도 도를 벗어나지 말라는 그 말씀 항상 새기고 있었다.
-변호사로서 복귀할 생각은 없나.
=형사재판을 받는 사람이 변호사 하는 건 자가당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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