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9년새 구직활동을 포기한 이들 가운데 35~55살 중장년층의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연령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고용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보건복지포럼> 10월호에 낸 ‘한국복지패널을 통해서 본 사회·경제적 변화’ 보고서를 보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구직활동을 포기한 이들의 비율이 2005년 3.4%에서 2013년엔 4.0%로 증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2005~2013년 한국복지패널 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이다. 연구원은 2005년부터 해마다 복지패널 조사를 벌여왔으며, 지난해 9차 조사에선 7048가구가 참여했다.
특히 지난해를 기준으로 구직활동을 포기했다고 응답한 이들 가운데 31.3%가 35~55살 연령대에 속했다. 이 비중은 2005년만해도 12.7%에 불과했지만 9년새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20~34살 연령대의 경우, 2005년 12.1%에서 2012년에 20.0%까지 치솟았다가 2013년에 14.3%로 줄었다. 이에 비해 65살 이상 노년층이 구직활동 포기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42.4%에서 2013년에는 31.0%로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비경제활동인구 중 ‘근로의사가 없다’고 답한 비중은 10.6%에서 26.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청년 니트족’(NEET·일을 하지도 않고 일할 준비도 하고 있지 않은 청년)으로 불리는 20~34살의 비중은 2005년 5.4%에서 2013년에는 8.8%로 늘었다.
취업준비자들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이유를 보면, 2009년에 ‘취업준비중’이라고 답변한 이들이 2010년에도 같은 상태라고 답한 경우는 33.6%였는데, 2010년에 이어 2011년에도 동일하게 취업준비중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70.0%로 껑충 뛰었다. 2011년과 2012년의 변화를 보면, 이 비중이 65.1%로 다소 떨어졌으나, 대신에 ‘정규 교육기관 학업·진학준비중’이라는 응답이 26.5%로(2010년->2011년엔 14.4%) 급증했다. 보고서는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업을 회피하려고 불가피하게 졸업유예 및 대학원 진학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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