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으로 최근 1년 간 세 가구 중 한 가구 꼴로 가족갈등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족 간에 갈등이 벌어졌을 때 3분의 1가량은 대화 등을 통한 해결책 모색을 하지 않고 그냥 참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김유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보건복지포럼> 10월호에 낸 ‘가족변화에 따른 가족갈등양상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8~9월 전국 만 19~69살 이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 결과, 최근 1년 간 전체 응답자의 32.5%가 가족갈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형태별로는 3세대가 모여사는 가구에서 가족갈등 경험이 38%로 가장 많았고 부부가구(36.9%), 부부가 자녀를 키우는 가구(33.9%) 등의 차례로 가족갈등을 많이 겪었다. 보고서는 부부 또는 세대 간 가치관 차이에서 오는 이해 및 의사소통 부족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가족갈등을 겪은 적이 있는 325명을 상대로 갈등 유형을 보면,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이 28.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부갈등(19.4%)과 형제자매갈등(16.3%), 고부 및 장서(장모와 사위) 갈등(9.2%) 등의 차례였다.
가족갈등 때 대처방식은 ‘차분하게 대화를 나눈다’고 답변한 이들이 46.2%였지만 ‘그냥 참는다’는 답변도 34.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렬하게 논쟁하거나 소리를 지른다’는 경우는 10.8%, ‘폭력적으로 해결한다’는 답변은 0.3%였다.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전문가(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5.9%)는 많지 않았다.
김유경 연구위원은 “최근 자녀양육 및 가족부양 공백 등 가족의 복지기능이 약화되고 세대 간 소통단절, 성인자녀의 만혼화에 따른 부모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갈등이 늘고 있다”며 “가족갈등은 가족해체와 사회적 비용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