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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ㅇ선수·ㄱ서장…‘원정도박’ 수사 표적 확대되나

등록 2015-10-18 20:14수정 2015-10-20 14:12

기업인 구속·소환조사 이어
야구선수 2명·경찰서장도 거론
폭력조직 계좌 압수수색중
해외 원정도박을 벌인 기업인들이 잇따라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유명 프로야구 선수 2명을 원정도박 의혹으로 내사중이라고 밝혔다. 현직 경찰서장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어, 검경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13일과 16일 두차례에 걸쳐 마카오에서 200억원 규모의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상습도박)로 해운업체 ㅋ사의 문아무개(56) 대표를 소환조사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문 대표 말고도 기업인 여럿을 수사선상에 올려두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정운호(50)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100억원대 원정도박 혐의(상습도박)로 구속한 바 있다.

기업인 외에도 프로야구 선수, 경찰서장 등이 원정도박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 ㅇ씨 등 2명이 마카오에서 수억원의 도박을 벌였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를 벌이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폭력조직과 환전업자 등이 포함된 원정도박 조직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삼성 선수들이 해외에서 도박을 벌였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또 원정도박과 관련된 폭력조직의 계좌를 압수수색해 ㅇ씨 등이 연루됐는지도 추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 구단 관계자는 “현재 선수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경기도 지역 경찰서장인 ㄱ씨가 문 대표와 함께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마카오 도박장에서 ㄱ씨를 직접 목격했다거나, ㄱ씨가 도박에 연루된 기록을 확보하진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ㄱ씨가 원정도박을 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ㄱ씨의 혐의와 관련한 단서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검찰 수사의 초점은 주로 기업인에게 맞춰져 있다. 검찰은 최근 여러 폭력조직들이 마카오, 필리핀 등 나라별로 관할 지역을 정한 뒤 고급 호텔 카지노의 브이아이피(VIP)룸을 빌려 기업인 등을 끌어들인 정황을 파악해 수사를 벌여왔다.

해외 원정도박 수사가 진전된 것은 최근 범서방파 출신의 이아무개(39)씨를 체포하면서부터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마카오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이씨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했는데, 그는 범서방파가 관할하는 마카오에서 ‘정켓방’(카지노 쪽에 보증금을 내고 빌리는 브이아이피룸)을 운영하는 총괄책임자였다. 검찰 조사 결과 이씨는 2011년부터 마카오의 ㅅ호텔, ㅋ호텔 등에 정켓방을 차리고 판돈의 1.24%를 챙기거나 원정도박자가 잃은 돈의 40%를 챙기는 방식으로 도박장을 운영해왔다. 이씨가 운영하는 정켓방은 하루 수십억원의 돈이 오갔으며 사행성이 높은 도박의 일종인 ‘바카라’가 주종목이었다. 이 때문에 이씨의 정켓방에는 자금 여력이 있는 기업인들이 주고객이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거론되는 공직자나 운동선수는 ‘이들도 했다고 들었다’는 정보가 있는 수준으로 안다”며 “마카오 도박장은 수십억원대 거액이 오가는 곳이어서 자금 여력이 있는 기업인들이 초점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환봉 김규남 김양희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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