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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법무부, 민변 변호사 징계 칼 빼들어…‘검찰의 보복’ 논란

등록 2015-10-28 00:43수정 2015-10-28 01:00

1988년 5월 28일 창립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민변 사무실에 걸려 있는 현판. 필자가 직접 쓴 붓글씨를 목판에 새긴 것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1988년 5월 28일 창립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민변 사무실에 걸려 있는 현판. 필자가 직접 쓴 붓글씨를 목판에 새긴 것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장경욱·김인숙 징계절차 개시 결정
피의자에 ‘진술 거부’ 등 조언 이유
검찰의 이의신청 수용 두달뒤 통보
보안법사건 무죄판결 ‘보복성’ 지적
법무부가 피의자에게 진술 거부 등을 조언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에 대해 징계에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등은 “변호사의 변론권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발했고, 민변은 법무부 결정을 취소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징계 대상 변호사들이 국가보안법 사건 등에서 일부 무죄 판결을 받아낸 데 대한 검찰의 보복성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민변 소속 장경욱·김인숙 변호사가 ‘국가보안법 사건 등의 피의자에게 진술 거부 또는 혐의 부인을 요구했다’며 변협에 이들에 대한 징계를 신청했다. 검찰은 장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거짓진술을 하도록 했고, 김 변호사는 피의자에게 진술거부를 유도해 변호사의 품위 유지 의무 및 진실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협은 “정당한 변론권 행사였다”며 징계신청을 기각했다. 검찰은 변협에 낸 이의신청마저 기각당하자 지난 5월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냈다.

27일 법조계 설명을 종합하면,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지난 7월2일 검찰이 낸 이의신청을 받아들였다. 법무부는 “변협 징계위원회가 사실관계를 충분히 심의하지 않았다”며 두 변호사에 대한 징계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법무부는 이 사실을 두 달이 더 지난 9월23일에야 당사자에게 통보했다.

변호사단체들은 법무부의 결정이 변호사의 변론권을 위축시키고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협은 지난 1월 “지방검찰청 검사장 등 징계 신청인의 이의신청에 대해 변협 징계위원회가 기각 결정을 한 경우, 신청인이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또다시 불복해 이의신청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하창우 변협 회장은 “검찰이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변협이 이미 내렸다. 법무부가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를 하게 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해석은 갈릴 수 있다”면서도 “법무부가 변호사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은 변호사들의 감시와 비판 기능을 약화시키는 도구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법무부가 이 사안을 심사할 자격이 없다며 법무부 결정을 취소하는 행정소송을 27일 제기했다. 현행 변호사법은 변협 징계위원회 결정에 불복하면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민변은 이 사건의 경우 징계신청 자체가 기각돼 변협 징계위원회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법무부가 이의신청을 심사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지미 민변 소속 변호사는 “검찰이 간첩조작을 밝혀낸 장 변호사와 다른 간첩 사건에 무죄를 이끌어낸 김 변호사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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