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모델분과 프리키스에 ‘참여해주시는 분’에게 빼빼로를 드려요!”
일명 ‘빼빼로 데이’인 지난 11일,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엔 여성의 키스마크 그림과 함께 이런 글이 담긴 홍보 포스터가 붙었다. 이날 오후 학교 C동 앞 광장에서 ‘프리키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30~40명의 학생들이 몰려들었지만 포스터 내용처럼 실제 ‘키스’는 이뤄지진 않았다. 광장에 서 있던 여성 모델은 프리키스를 원하는 학생이 나타나면 볼에 ‘입맞춤’을 한 뒤 “사실은 저 에이즈 환자입니다. 괜찮으신가요?”라며 깜짝 질문을 던졌다. 이 프로젝트는 ‘에이즈(AIDS) 환자와 신체 접촉만해도 감염이 된다’는 일반인들의 편견을 해소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여성 모델은 마지막에 ‘저는 실제 에이즈 감염자가 아닙니다. 마음이 놓이신다면 당신이 가진 편견일 수 있습니다’라고 쓰인 쪽지를 전달했다.
이 프로젝트가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어떤 취지였든‘여성을 상품화하고 성적 대상화했다’는 것이다. 홍익대 재학생 ㄱ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행사 포스터를 봤을 때 굉장히 불쾌했고 이런 프로젝트를 왜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프로젝트를 기획한 학생 유아무개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사과 글을 올렸다. 그는 “광고 관련 수업의 일환이었다”며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예쁜’이란 단어를 사용했을뿐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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