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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하나고, 3년간 90명 입학성적 조작했다

등록 2015-11-15 20:10

감사관 “남·여 성비 맞추려 한 듯”
하위권 학생도 있어 ‘특혜’ 가능성
교장 등 6명 징계 요구…고발키로
학교쪽 “학사 자율권 훼손” 반발
자율형 사립고인 서울 하나고가 입학전형에서 지원자의 성적을 조작해왔다는 의혹이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하나고 쪽은 그간 “기숙사 수용 문제로 남녀 성비를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해왔지만 ‘가산점’을 받고 입학한 90명의 학생 중엔 여학생이나 지원성적이 하위권인 학생들도 포함돼 있어 일부 ‘특혜 입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하나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신입생 입학전형의 공정성 훼손, 신규교원 채용에서의 공개채용 절차 위반, (전직 청와대 고위 관계자 자녀의) 학교폭력 은폐 사실 등이 적발돼 학교법인에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지난 8월 서울시의회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9월14일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시교육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 학년 정원이 200명인 하나고는 2011~2013학년도까지 3년간 합격권 밖의 지원자에게, 1차 서류전형과 1차 면접전형에서 ‘보정점수’라는 이름의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총 90명을 합격시켰다. 김형남 시교육청 감사관은 “떨어뜨린 여학생의 수와 합격한 남학생의 수가 90명 안팎으로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여학생과 남학생의 성비를 맞추려고 점수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순위권 밖의 남학생에 차례대로 가산점이 부여된 것이 아닌데다 일부 여학생도 가산점을 받은 점이 의혹으로 남는다. 2011~2013학년도에 가산점을 받은 학생 중 12명은 여학생이다. 남학생의 경우도 순위에 상관없이 불규칙하게 가산점이 부여됐다. 단순히 성비만 조정한 게 아니라 ‘특정 지원자에 가산점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남는 대목이다. 시교육청 쪽은 “성비를 맞출려면 순서대로 합격시켰을 텐데 그런 것이 아니어서 (조작된 성적의 일부는) 성비 문제로는 해명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입학원서에는 부모 이름만 밝히지 직업 등 자세한 내용이 기재되지 않아 성적 조작으로 합격한 학생의 부모가 고위층이었는지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 검찰 수사에서 추가적으로 밝힐 사항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5000만원이 넘는 계약은 공개경쟁 입찰을 해야함에도 하나고가 2010년 개교 이후 140억원 가량의 계약을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처리해온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하나금융그룹 관계사에는 98억8000만원의 계약을 몰아주기해왔다. 김 감사관은 “입학성적 조작에 가담한 하나고 교장·교감 등 6명에 중징계, 계약 담당자 등 9명에 경징계를 각각 요구했다. 서울서부지검에 관련 내용을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대해 하나고 쪽은 보도자료를 내어 “자율형 사립학교로서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 100%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하나고에 대해 이같은 과잉 감사를 하고 과도한 행정 처분을 내린 것은 법의 취지에 어긋나며 학사 운영의 자율권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나고 쪽은 시의회에 출석해 이같은 의혹을 폭로한 내부고발자 전경원 교사에 대한 중징계 절차를 진행중이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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