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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피임은 여성이 ‘셀프’로 하라”는 성차별적 공익광고

등록 2015-11-19 01:05수정 2015-11-19 10:34

성차별적 공익광고 그만!…여가부, 직접 나서 걸러낸다

“내년부터 성별영향평가 적용”
정부계획·지자체 사업 등에
성차별 요소 평가하던 제도

피임은 여성이 ‘셀프’로 하라는
복지부 지난해 포스터 이어
이번엔 ‘흡연 여성’ 겨냥한듯한
금연 광고판에 비판 줄이어
“흡연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흡연이 매력을 더해준다?” 지난달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에 설치된 ‘금연 캠페인’ 광고판의 문구다.

여성 금연 캠페인을 홍보하려고,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에서 제작한 광고판이었다. 금연에 동참하는 뜻에서 손가락에 핑거밴드를 착용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려주면 화장품을 선물로 준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여혐’(여성혐오)에 대항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는 이 광고를 두고 “날씬해지려고 담배 피우는 여자가 어딨나.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왜 여성만 금연해야 하나? 여자는 애 낳는 기계여서인가?” 등 비판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정부나 정부 산하기관에서 만든 공익광고가 성차별적인 내용으로 입길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제작한 피임 캠페인 포스터(사진) 때문에 이미 한 차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남성에게 짐을 맡긴 젊은 여성 옆에 ‘다 맡기더라도 피임까지 맡기진 마세요’라고 적은 문구 때문이었다. 당시 여성단체들은 “부적절한 성 고정관념을 오히려 강화해 안 하느니만 못한 광고”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3월 서울 지하철에 내걸린 ‘몰카’ 방지 캠페인도 눈총을 받았다. 이 캠페인은 에스컬레이터 옆에 ‘치마는 가려주세요’라는 문구를 적어놓았는데, 이는 성폭력의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이런 논란이 계속되면서 여성가족부가 직접 나서서 정부·지방자치단체 등의 홍보물 속 성차별적 요소를 분석, 평가하기로 했다.

이기순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은 18일 “법령·계획 등 정부의 주요 정책이 성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해온 성별영향분석평가 제도를 내년부터 광고 등 홍보사업에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별영향분석평가법에 따라 2012년부터 시행된 성별영향분석평가는 법률·대통령령 등의 제정안·개정안을 비롯해 3년 이상 주기의 정부 계획,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사업 등에 있는 성차별적 요소를 평가하는 제도다.

여성가족부 쪽은 “12월 안에 정부 홍보사업에 등장할 수 있는 성차별적인 내용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내년부터 성별영향분석평가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여성단체 등과 협의해 사후 모니터링을 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미디어에 여혐 광고와 방송이 넘치는 상황에서 여가부가 직접 나서 이를 관리하는 것은 의미있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런 정책이 여전히 성차별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다른 기관과 부처에 파급력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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