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작전헬기 도입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정홍용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을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다고 22일 밝혔다.
정 소장은 해군 해상작전헬기인 ‘와일드캣’ 도입을 중개한 함아무개(59)씨한테 65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합수단은 이 돈이 2013년 1월 해상작전헬기 기종으로 선정된 와일드캣 도입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대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예비역 육군 중장 출신인 정 소장은 지난해 5월 국방과학연구소 소장에 취임했다.
정 소장은 지난해 7월 함씨한테 아들의 유학자금 명목으로 4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한국국방연구원(KIDA) 위촉연구원 시절에는 함씨에게서 1억원을 전달받은 심아무개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의 동생한테 2500만원 가량의 법인카드와 현금을 제공받은 혐의도 사고 있다. 합수단은 함씨가 정 소장의 가족과 지인들을 통해 정 소장에게 로비를 벌였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정 소장은 최근 입장자료를 내 “(함씨에게서 받은 돈은) 아들이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잔고증명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개인적 차용이며 어떠한 대가성도 없었다”며 “아들이 미국으로 떠나기 전인 지난해 8월 말 3000만원을 변제했고, 이를 뒤늦게 알고 (지난해) 11월 중순쯤 나머지 1000만원을 함씨에게 송금했다”고 밝혔다. 대가성이 없는 돈이라는 주장이다.
합수단은 와일드캣 도입에 최윤희 전 합참의장도 연루됐다고 보고 최 전 의장의 아들과 부인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합수단은 함씨가 지난해 개인 사업을 준비하던 최 전 의장의 아들에게 투자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준 뒤 1500만원을 돌려받은 정황을 확보하고 최 전 의장에게 뇌물죄 적용이 가능한 지 검토하고 있다. 합수단은 조만간 최 전 의장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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