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졸업생들과 재학생 및 농민들이 21일 낮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쏜 물대포에 쓰러진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비는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날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를 출발해 한강대교를 건너 백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까지 행진했다. 백남기씨는 중앙대 동문이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물대포 맞고 중태빠진 백남기씨 딸
박 대통령 ‘집회 참가자 IS 비유’에 면담 요청
“대통령 올바른 판단 돕고 싶다”
박 대통령 ‘집회 참가자 IS 비유’에 면담 요청
“대통령 올바른 판단 돕고 싶다”
지난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68)씨의 큰딸 백도라지(34)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다. 전날 민중총궐기 대회 참여자를 이슬람국가(IS) 테러분자와 연관짓고 복면금지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박 대통령에게 집회의 정확한 상황을 전하기 위해서다.
백도라지씨와 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은 25일 오후 청와대 근처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찾아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전날 대통령이)일방적으로 국민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 것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 백남기농민의 폭력상황을 대통령에게 제대로 알려 대통령의 올바른 판단을 돕고 싶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상습적 불법폭력 시위단체들이 사전에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지난 14일 민중총궐기를 ‘체제전복을 위해 사전에 준비된 불법시위’로 규정했다. 이어 “전세계가 테러로 많은 희생자를 내는 이때 테러단체들이 불법시위에 섞여 들어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며 테러단체와 시위 참가자를 연결짓기도 했다.(▶바로가기)
백도라지씨와 농민단체들은 이같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총궐기 전부터 집회를 폭력시위로 규정하며 평화행진을 차벽으로 막고 물대포를 쏜 경찰의 살인적 폭력진압은 이미 동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사실로 확인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통령은 백남기 농민에 대한 공권력의 폭행에 대해서는 외면하면서 국민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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