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이 열리던 지난 26일, 어린이합창단 단원들이 얇은 단복 하나만 입은 채 추위 속에서 2시간가량 떨면서 추모곡 ‘청산에 살리라’를 부를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오영중 변호사, 인권위에 진정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어린이 합창단원들이 추위에 떤 일과 관련해,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인 오영중 변호사가 아동인권 침해 여부에 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30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에 냈다.
앞서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고 김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장에서 추모곡 합창을 하기 위해 대기하던 어린이 합창단원들이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에 외투도 없이 1시간30분가량 떠는 모습이 사진과 영상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오 변호사는 인귄위에 낸 진정서에서 “인권을 담당하는 변호사로서 최근 고 김영삼 대통령 서거 국가장에 동원된 초등학생 어린이 합창단이 추위에 떨면서 아무런 방한보호조치 없이 눈바람에 약 1시간30분 이상 노출된 사건과 관련해 인권위의 조속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 변호사가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 내용은 △초등학생 어린이 합창단 동원 경위 △행사 당일 눈바람에 노출된 학생들에 대한 학부모·인솔교사 등의 보호요청과 이에 대한 행사담당자의 조치사항 △당일 학부모·인솔교사의 보호요청을 받은 담당자가 상급자·책임자에게 보고한 내용과 보고받은 상급자·책임자가 행사 당일 행한 결정에 관한 사항 △행사 이후 학생들에 대한 사과 등 사후조치 경위와 내용 △향후 재발방지책 등이다.
오 변호사는 또 야외에서 치러지는 각종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행사에 초등학생을 포함한 학생들에 대한 동원을 금지하는 내용의 인권가이드라인(행정규칙)을 제정해 정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 보내달라고 인권위에 요구했다. 이와 함께 아동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어린이 행사동원을 제한하는 입법청원, 아동(학생)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행사동원의 문제점에 대한 국가적·사회적 홍보활동 강화도 요구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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