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도로를 건너던 50대 여성이 달리던 차에 세 차례나 치인 끝에 결국 숨진 ‘제2의 크림빵’ 뺑소니 사건(▶관련기사 : ‘제2의 크림빵’ 범인을 잡아주세요)의 범인 두 명이 모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지난 25일 지하철 불광역 5번 출구 앞에서 50대 여성을 차로 쳐 넘어지게 한 뒤 도주한 혐의(특가법의 도주차량)로 정아무개(37)씨를 지난 28일 붙잡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정씨가 1차로 사고를 낸 뒤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자신의 차량으로 치고 달아난 2차 뺑소니범 남아무개(26)씨도 같은 혐의로 지난 1일 검거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의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1차 뺑소니범 정씨는 전과 11범의 상습 무면허·음주운전자로 사고 후 도주한 경험이 두 번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무면허·음주운전으로 기소돼 현재 재판 중인 그는 경찰 조사에서 “2013년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이라 가중처벌이 무서워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사고 당일 정씨는 근무를 마치고 주점으로 이동하던 중 창문을 내리고 담배를 피우다 부주의로 사고를 낸 뒤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2차 뺑소니범 남씨는 현역 군장교 신분으로 사고 당일 휴가를 받아 커피숍에서 친구를 만나고 고향으로 가던 중 사고를 냈다. 남씨는 경찰 조사에서 “검은 상자로 보이는 물체를 친 느낌이 있었는데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으면서 순간적으로 당황해 정차 후 곧바로 구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도주 사실을 시인했다. 군인인 남씨는 조사 뒤 군 수사기관에 이첩됐다.
앞서 지난 25일 새벽 2시20분께 서울 은평구 통일로 불광역 5번 출구 앞에서 길을 건너던 주부 송아무개(55)씨는 달리던 차량에 세 차례 치인 끝에 숨졌다. 당시 첫번째와 두번째 가해 차량은 도주했고 세번째 차량 운전자 도아무개(58)씨만 현장에서 붙잡혔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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