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민주노총의 기자회견 도중 관음전 창문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 위원장은 “우리는 평화시위를 약속했다”며 2차 민중총궐기 대회 개최를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피신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있는 농민 백남기씨의 쾌유와 5일로 예정된 평화시위(백남기 농민 쾌유기원과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3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2일 오후 민주노총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30일 저녁부터 오늘까지 3일째다. 기한은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단식을 시작한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번째 이유는 “살인진압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시는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빌고자 함이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뜻”이라고 했다. “경각에 달린 노동자들의 생존권, 즉 노동개악을 막자는 의지를 밝히기 위한 몸부림”을 두번째 이유로 들었다. 그는 “어젯밤 여야 지도부가 납득할 수 없는 합의를 했다고 한다. 임시국회를 열어 노동개악 입법 처리를 시도한다니 믿음은 결국 실망으로 귀결됐다. 이제 우리 노동자가 총파업 투쟁으로 일어설 때”라고 말했다. “내 밥을 굶어서라도 모든 노동자들의 밥줄을 지키고자 한다”고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권과 보수언론의 공안탄압에 굴하지 않고 오는 5일 평화시위의 물결이 불의를 뒤덮길 염원한다”며 “단식으로 평화의 의지를 다지고 더 많은 민중들이 저항에 나서주시길 호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겐 민중을 향한 뜨거운 마음이 있다. 끝까지 맨몸으로 맞서자. 우리에겐 열정적인 동지애가 있다. 물대포가 우리를 얼리면 동지애로 녹이자. 꽃과 바람개비, 온갖 가면으로 불통정권에 저항하자”고 제안했다.
끝으로 조계사 쪽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어려운 자리를 허락해주신 조계사와 신도들께 거듭 감사를 전한다. 오늘도 중앙신도회 회장님이 다녀가셔서 지난 30일 폭력행위를 사과하셨고, 5일 집회가 평화롭게 잘 개최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하셨다”며 “저의 단식은 마음속으로 노동자의 투쟁을 이해하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신앙인들에 대한 화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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