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가구기업인 이케아의 ‘한국 2호점’의 하역장이 경기도 덕양구 원흥지구 5단지 바로 옆에 들어설 것으로 알려져 일대 입주예정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광명시 1호점이 건축심의에만 반년이 걸렸던 것과 달리, 고양시는 대규모 판매시설에 대한 공청회는 물론 주민설명회도 한번 열지 않고 건축심의를 내줬다는 입장이다.
2일 고양시와 원흥5단지 입주예정자협의회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케아는 고양 원흥지구에 지하 3층, 지상 4층, 연면적 16만4000㎡ 규모의 창고·판매시설을 짓겠다는 설계안을 고양시 건축심의위원회에 제출해 지난달 말 조건부 통과됐다.
내년 11월 입주예정인 원흥 5단지(967가구) 주민들은 하역장과 5단지가 작은 도로를 사이로 맞붙어 있어 설계대로 하역장이 들어설 경우 5단지 주민들이 하루 종일 소음공해와 교통난 등 심각한 주거권 침해를 받게 된다고 주장한다. 하역장 인근에는 다솔유치원과 지방문화재인 이신의 선생의 묘역·기념관도 위치해 있다. 이에 주민들은 하역장과 부출입구 위치를 변경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고양시에 제출한 상태다.
주민들은 단지 옆 하역장 대신 공원 조성, 권율대로(대덕~삼송동)에서 이케아 시설로 직접 연결되는 진출입로 개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창훈 5단지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는 “입주민들에게 한마디 설명도 없어 단지 앞에 하역장과 부출입구가 들어서게 되는 것을 심의가 끝난 뒤에야 알게 됐다”며 “광명은 건축심의 통과까지 6개월이 걸렸는데 고양시는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다”고 말했다.
이에 고양시 관계자는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 변경과 교통개선대책을 세워달라고 이케아와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공청회는 법에 규정돼 있지 않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케아는 광명 1호점에 이어, 고양 2호점을 내기 위해 2013년말 원흥지구 5만1297㎡(1만5000여평)를 토지주택공사로부터 사들여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17년 하반기에 개점할 예정이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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