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학생들이 3일 오후 서울 동국대에서 동국대 이사장 일면 스님과 총장 보광 스님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본관 앞에 모여 학교 쪽에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사장 퇴진 안하면 투신’ 예고한
대학원총학생회장은 연락 끊겨
대학원총학생회장은 연락 끊겨
학교법인 이사장과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50일 동안 곡기를 끊었던 김건중 동국대 총학생회 부회장이 3일 아침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열린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이사장이 퇴진하지 않으면 투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최장훈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도 연락이 끊겨 학생들과 교수 등 학교 구성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교수·학생·교직원·스님 등의 단식농성 천막이 6개가 설치된 서울 장충동 동국대 대학본부 앞에선 이날 오후 학생 200여명이 일면 이사장과 보광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눈발이 날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학생들은 “동국대를 단식촌으로 만든 이사장·총장은 퇴진하라” “동국대는 대한불교 조계종의 개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모였다.
최광백 총학생회장은 “건중이가 병원에 실려 가면서도 기자회견에 관심을 보였다. 학생들이 많이 모여서 좋아했다”며 “병원에서 수액을 맞으며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김씨는 주변의 거듭된 권유에도 병원 진료를 거부하다, 이날 오전 9시 천막농성장에서 동공이 풀리고 움직이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발견돼 병원으로 실려 갔다. 전날 새로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안드레씨는 “최장훈 대학원 총학생회장이 어디로 갈까봐 수갑까지 준비했지만 지금 연락이 끊겨 매우 불안하다”면서도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사장과 총장이 퇴진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종립학교인 동국대는 지난해 말 총장 후보였던 김희옥 당시 총장이 사퇴하면서 종단이 대학 운영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논란 때문에 학내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이사장에 일면 스님, 총장에 보광 스님이 임명됐는데 이들을 반대하는 교수와 학생·교직원 등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사퇴를 주장해왔다. 최 총학생회장은 지난 4월부터 45일 동안 고공농성을 하는가 하면 지난 9월엔 학생 2000여명이 모여 학생총회를 열기도 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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