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이익회사 ‘굿바이’의 정경섭 대표이사(아래 맨 왼쪽) 등 구성원들이 자신들이 판매하는 휴대전화와 반려동물 간식을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good buy’ 이끄는 공동체이익회사
“○○폰이요? 가격 대비 성능이 괜찮죠. 다른 판매점이랑 비교해보셔도 가격은 저희가 빠지진 않을 거예요. 견적서 보내드릴 테니 검토해보세요.”
지난 7일 오전, 서울 망원동의 작은 상가건물 2층에 입주한 공동체이익회사 ‘굿바이’(good buy) 사무실에서 신준호 사업총괄이사가 휴대전화 구입 상담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지난 4월 주식회사 형태로 첫발을 뗀 굿바이는 지난달 12일 공공운수노동조합 복지협동사업단과 함께 이동통신 3사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인 ‘피플모바일’ 온라인쇼핑몰(mobile.peoplemake.co.kr)을 열었다. 이곳에선 기존 대리점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휴대전화를 판매하고 있다. 휴대전화 한 대를 개통하면 이통사들한테서 10만~30만원의 개통 수수료를 받는데, 굿바이에선 이 가운데 70%를 구매자가 원하는 단체에 기부한다. 나머지 30%에서 공공운수노조 투쟁기금(5%)과 지역기금(5%)을 떼고 나머지 20%만 사업비로 쓴다.
공공운수노조와 손잡고
온라인 쇼핑몰 ‘피플모바일’ 개업 이통사에서 받는 수수료 70%를
고객이 원하는 단체에 기부하고
운수노조와 지역에 일부 또 기부
“착한 소비로 공동체경제 만들어” 굿바이가 이런 사업을 시작한 것은 ‘착한 소비’가 공동체 경제를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정경섭 굿바이 대표이사는 “예전 동네 구멍가게에선 팔고 사는 사람의 관계가 서로 두터웠는데,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이 일상화된 지금은 그런 관계 형성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소비자가 좋은 소비를 통해 기부 단체와 교류하며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했다. 서울 마포에서 지역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정 대표는 “공익적 서비스를 주 사업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은 수익을 내기 쉽지 않지만 ‘공동체이익회사’는 창출된 수익을 공익적 성격에 배분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사회적 기업과 공동체이익회사의 다른 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런 사업을 통해) 공동체 경제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을 ‘능동적 소비자’로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는 “소비자들에게 가격·유통 구조를 투명하게 알려주고, 과소비가 되지 않도록 요금 설계를 해드려 ‘호갱님’이 될 일이 절대 없다. 좋은 소비를 넘어 소비자에게도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휴대전화를 판매하기 시작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뜨겁다. 이미 90여명이 휴대전화를 샀고, 기존 약정이 끝나면 이곳에서 휴대전화를 사겠다고 예약한 사람도 100명이나 된다. 아직까지 ‘주 고객’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대부분이지만,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먼저 알고 연락해 오는 사람도 많다는 게 굿바이 쪽 얘기다. 이런 소비자들 덕분에 벌써 50여개 단체에 700만원을 기부했다. 지금은 정 대표를 포함해 직원 3명의 작은 회사이지만, 가입자 수를 늘려 별정이동통신사업을 하겠다는 ‘원대한’ 꿈도 갖고 있다. 휴대전화 판매뿐만 아니라 올해 안에 반려동물 사료·용품 온라인쇼핑몰인 ‘피플앤펫’의 문을 열고, 내년에는 보험대리점을 열어 자동차보험 사업도 시작할 계획이다. 운영구조는 ‘피플모바일’과 같다. 글·사진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온라인 쇼핑몰 ‘피플모바일’ 개업 이통사에서 받는 수수료 70%를
고객이 원하는 단체에 기부하고
운수노조와 지역에 일부 또 기부
“착한 소비로 공동체경제 만들어” 굿바이가 이런 사업을 시작한 것은 ‘착한 소비’가 공동체 경제를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정경섭 굿바이 대표이사는 “예전 동네 구멍가게에선 팔고 사는 사람의 관계가 서로 두터웠는데,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이 일상화된 지금은 그런 관계 형성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소비자가 좋은 소비를 통해 기부 단체와 교류하며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했다. 서울 마포에서 지역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정 대표는 “공익적 서비스를 주 사업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은 수익을 내기 쉽지 않지만 ‘공동체이익회사’는 창출된 수익을 공익적 성격에 배분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사회적 기업과 공동체이익회사의 다른 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런 사업을 통해) 공동체 경제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을 ‘능동적 소비자’로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는 “소비자들에게 가격·유통 구조를 투명하게 알려주고, 과소비가 되지 않도록 요금 설계를 해드려 ‘호갱님’이 될 일이 절대 없다. 좋은 소비를 넘어 소비자에게도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휴대전화를 판매하기 시작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뜨겁다. 이미 90여명이 휴대전화를 샀고, 기존 약정이 끝나면 이곳에서 휴대전화를 사겠다고 예약한 사람도 100명이나 된다. 아직까지 ‘주 고객’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대부분이지만,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먼저 알고 연락해 오는 사람도 많다는 게 굿바이 쪽 얘기다. 이런 소비자들 덕분에 벌써 50여개 단체에 700만원을 기부했다. 지금은 정 대표를 포함해 직원 3명의 작은 회사이지만, 가입자 수를 늘려 별정이동통신사업을 하겠다는 ‘원대한’ 꿈도 갖고 있다. 휴대전화 판매뿐만 아니라 올해 안에 반려동물 사료·용품 온라인쇼핑몰인 ‘피플앤펫’의 문을 열고, 내년에는 보험대리점을 열어 자동차보험 사업도 시작할 계획이다. 운영구조는 ‘피플모바일’과 같다. 글·사진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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