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대출받아 다니는 28살
“법조인 꿈 가진 평범한 학생들”
탈북학생도 “장학금 덕에 공부”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이 8일 오후 이 학교 광복관에서 법무부의 사시 폐지 4년 유예 입장 철회를 요구하며 재학생 373명의 자퇴서를 제출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방의 한 로스쿨에 다니는 박아무개(28)씨는 노동자들에게 저렴한 법률 상담을 해주는 법률시민단체 변호사를 어릴 적부터 꿈꿨다. 2013년 대학을 졸업한 박씨는 법조인을 꿈꾸는 대부분의 학생들처럼 로스쿨에 입학했다. 고액의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일각에서 학생들을 ‘로퀴’(로스쿨 바퀴벌레)라 부르기까지 하지만, 박씨는 “로스쿨에 다니는 평범한 학생들은 기득권 유지나 계층 상승을 위해서가 아닌 보통의 꿈을 갖고 법 공부를 하고 있다. ‘금수저’ ‘부의 대물림’ ‘음서제’ 의혹 때문에 평범한 로스쿨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법무부의 ‘사법시험 4년 유예’ 입장이 발표되자 로스쿨 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로스쿨 바로 알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갑자기 내 수저가 도금됐다”는 내용의 만화, 포스터, 카드뉴스 등을 제작하고 ‘내가 금수저가 아닌 이유’ 등의 글을 게재하고 나섰다.
장학금 혜택 등으로 공부하고 있는 평범한 로스쿨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한순간 바뀌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함경북도 출신의 북한이탈주민 김아무개(29)씨는 “사법시험을 준비할 돈이 없었지만 로스쿨이 생겨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았고, 덕분에 법조인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며 로스쿨 학생들이 ‘금수저’ 집단인 것은 아니라고 했다. 시각장애인 최아무개(32)씨도 “학교(로스쿨)에서 장학금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각종 학습 편익을 제공받는다. 혼자 사시를 준비했다면 기자재를 제공받기 힘들었을 것”이라 전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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