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전 합참의장
합수단 ‘와일드캣’ 도입 수사결과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 의혹으로 최윤희(62) 전 합참의장과 정홍용(61) 국방과학연구소 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최 전 의장과 정 소장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무기중개상 함태헌(59) 셀렉트론코리아 대표도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11월 꾸려진 합수단은 최 전 의장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1년 넘게 진행해온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무기중개사에 2천만원 받은 혐의
부인 김씨, 전력기획 담당 소장에
“미국것 안돼, 기대 안벗어나게 하라”
‘수뢰’ 정홍용 국방과학연 소장도 기소
합수단 1년여 수사 사실상 마무리 최 전 의장은 함 대표의 부탁을 받고 와일드캣이 해군 해상작전헬기 기종으로 선정되도록 하고 그 대가로 아들의 사업 투자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를 사고 있다. 합수단 수사 결과를 보면, 최 전 의장은 해군 참모총장 시절인 2012년 ‘와일드캣의 실물이 없어 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당시 해군 전력기획참모부장 박아무개(57·구속 기소) 소장에게 “통과시켜라”고 지시했다. 또 최 전 의장의 부인 김아무개씨는 박 소장에게 “미국 것(와일드캣 경쟁 기종)은 절대 안 돼. 총장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해”라고 말하고, 와일드캣 도입이 결정되자 주변에 “함 대표가 인사할 것인데 얼마를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단은 와일드캣 도입의 대가로 함 대표가 지난해 9월 최 전 의장의 아들 사업에 2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고 먼저 2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최 전 의장 쪽은 ‘최 전 의장과는 무관하다. 최 전 의장의 아들이 2000만원 중 1500만원은 돌려줬다’는 취지로 해명해왔다. 이밖에 함 대표는 최 전 의장의 부인이 다니는 절에 2000만원을 시주하고 최 전 의장이 해군사관학교 교장으로 근무할 당시 공관병을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 취업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정홍용 소장은 와일드캣 도입 등에 편의를 봐주고 함 대표한테서 72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해군 구조함인 통영함이 부실 음파탐지기 문제로 세월호 구조에 참가하지 못한 것을 계기로 구성된 합수단은 1년여 동안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 도입 비리, 해군 호위함·고속함 비리 등의 수사를 벌여 군인과 민간인 74명을 재판에 넘기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통영함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황기철(58) 전 해군 참모총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군 수뇌부 비리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무기중개상을 상대로 한 수사가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무기 도입 과정에 만연한 로비의 실체를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방위사업의 경우 해외에서 금품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 해당 국가와의 적극적인 사법공조 없이는 수사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합수단도 수사 과정에서 독일·이탈리아 등 여러 국가에 사법공조를 요청했으나 적극적인 협조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 비리 수사를 위해 검찰과 국방부, 국세청 등이 꾸린 합수단은 내년에는 지금보다 축소된 규모로 상설조직화돼 수사를 이어나가며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유지를 담당할 예정이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부인 김씨, 전력기획 담당 소장에
“미국것 안돼, 기대 안벗어나게 하라”
‘수뢰’ 정홍용 국방과학연 소장도 기소
합수단 1년여 수사 사실상 마무리 최 전 의장은 함 대표의 부탁을 받고 와일드캣이 해군 해상작전헬기 기종으로 선정되도록 하고 그 대가로 아들의 사업 투자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를 사고 있다. 합수단 수사 결과를 보면, 최 전 의장은 해군 참모총장 시절인 2012년 ‘와일드캣의 실물이 없어 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당시 해군 전력기획참모부장 박아무개(57·구속 기소) 소장에게 “통과시켜라”고 지시했다. 또 최 전 의장의 부인 김아무개씨는 박 소장에게 “미국 것(와일드캣 경쟁 기종)은 절대 안 돼. 총장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해”라고 말하고, 와일드캣 도입이 결정되자 주변에 “함 대표가 인사할 것인데 얼마를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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