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 콤판 블로그 화면 갈무리
‘이순신 만화 그리는 미국 작가’ 온리 콤판 블로그 글 화제
“소녀상 제자리에 있어야 하고, 한·일 정부 모두에게 존중 받아야”
“소녀상 제자리에 있어야 하고, 한·일 정부 모두에게 존중 받아야”
웹툰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순신 웹툰 그리는 미국 작가’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만화가 온리 콤판(Onrie Kompan)이 자신의 블로그( ▶ 바로 가기 )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평화와 해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온리 콤판은 지난해 12월30일 페이스북에 노란 비닐 우의 차림으로 비를 맞고 있는 소녀상에 붉은 목도리를 둘러주는 사진을 올리며 한글과 영어로 “한국의 위안부 소녀상 앞에 서 있습니다. 이 중요한 동상을 절대 없애면 안 되며 절대 잊어서도 안 됩니다”라고 호소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 ▶ 관련 기사 : “없애서도 잊어서도 안 됩니다” 소녀상에 목도리 둘러준 미국 만화가 )
콤판은 4일 블로그에서 “소셜 미디어에서 저를 팔로우 해주시고 리트위트(재전송)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지난 한 주(12월 마지막 주) 동안 이순신을 제작하고 있는 저와 저의 국제적인 작업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많은 메일과 메시지를 받았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위안부 문제에 대한 상황과 일본 정부의 사과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무슬림 여인과 결혼한 유태인으로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문제의 해결책에 좀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고 믿고, 이 문제에 대한 심플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다”고 했다.
콤판은 “일본과 한국의 정부는 함께 힘을 모아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존중을 가지고 보상해야 한다”며 “반드시 일본 정부로부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제안이 실현 가능하든 아니든 간에, 일본의 정부는 일제강점기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세계가 알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며 “일본이 사과하지 않고 있는 것은 수치심을 감추려는 것이고 그것은 누구에게나 큰 부담”이라고 짚었다. 그는 “일본 사람들은 더 이상 한국 사람들의 적이 아니다. 두 나라는 민주주의 안에서 파트너”라며 “과거의 분쟁에 대한 해결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 일을 할 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콤판은 ‘소녀상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동상은 반드시 그곳에 있어야 하며 반드시 한국과 일본 정부 모두에게 존중받아야 한다”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적절한 사과가 있다면, 소녀상은 더 이상 수치스러운 상징이 아니라 희망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콤판은 또 최근 경험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을 공개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일본인이 남긴 글을 소개했다. 일본인 유토 오치(Yuto Ochi)는 콤판의 페이스북에 “일본의 시민으로서 매우 부끄럽습니다. 일본은 독일 정부가 독일이 유럽에 했던 일을 이해하는 것처럼 그들이 과거에 저지른 일들에 대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이것은 일본이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사랑받고 구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적었다. 이어 “(소녀상) 동상은 일본 정부에 의해서가 아니라, 한국 사람들의 이해에 의해서만 없앨 수 있습니다. 다른 그 누구도 아닙니다”라고 강조했다.
콤판은 유토가 남긴 글 아래 “용감한 영혼입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더 필요합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끝으로 그는 “우리 모두는 다음 세대에 가장 좋은 것을 주길 원한다”며 “끝없는 싸움보다는 해결을 위하여 한·일 양국 정부가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무슨 일이 있어도 저는 한국과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온리 콤판 페이스북, 블로그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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