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인 부대원 20여명 관객으로
국회 경비를 맡고 있는 국회경비대 대장이 개인적으로 출연한 음악회에 부대원들을 동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부대원들의 ‘문화체험’을 위해 참여를 독려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18일 서울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국회경비대 대장이었던 김아무개 총경은 지난달 10일 저녁 열린 한 음악회에 테너로 출연하면서 이 부대 소속 의경 20여명을 관객으로 동원했다. 경찰 공식행사가 아닌 김 총경이 개인 자격으로 출연한 음악회였다. 김 아무개 총경은 최근 총경급 인사에서 서울 지역 한 경찰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0일 김 총경이 음악회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알게 된 같은 부대 중대장 홍아무개 경감은 비번인 부대원들을 모으라고 지시한 뒤 버스를 태워 음악회장으로 이동시켰다. 180여명으로 이뤄진 국회 경비대 의경들은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부대장의 개인적인 음악회에 비번인 부대원이 동원됐고, 이 과정에서 부대 간부가 직접 나서 부대원들을 모은 셈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서울지방경찰청 의무경찰계는 다음날 복무점검단을 경비대로 보내 구두경고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의경들 참여 과정에서 강압은 없었고, 원래 유료인 공연인데 부대원들의 문화체험 차원에서 중대장이 요청해 무료로 의경들도 음악회를 관람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쉬는 시간을 빼앗았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어 구두 경고를 했다”고 해명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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