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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신영복 선생, ‘고교생들이 세운 소녀상’ 위해 투병중 손글씨 선물

등록 2016-01-18 11:38수정 2016-01-18 11:55

고등학생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 동상 아래 새겨진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글씨. 사진 성환철 교사 제공
고등학생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 동상 아래 새겨진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글씨. 사진 성환철 교사 제공
소녀상 소식 듣자, 병상서 글씨 써 보낸 사연 알려져 ‘감동’
“‘건강 나쁘지 않으면, 제막식에 참석하고 싶다’ 하시기도”
“마지막까지 학생들 활동에 관심 가지신 분으로 기억해”
“고등학생이 함께 세우는 평화비”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투병 중임에도, 고등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다는 소식을 듣고 손수 글씨를 써 보낸 사연이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3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앞에는 고등학생들이 만든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이날은 정부가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발표한 날이기도 했다.

이화여고 학생들과 서울지역 고등학생 1만6000명이 2014년부터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면서 1년 만에 세워진 결과물이다. 소녀상에는 ‘고등학생이 함께 세우는 평화비’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이 글귀를 쓴 이가 바로 고 신영복 교수다. 신 교수는 2014년 희귀 피부암 진단을 받은 뒤 투병 생활을 하다 암이 전이되면서 지난 15일 별세했다.

성환철 이화여고 교사는 18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5월쯤 소녀상 제작을 준비하면서 뜻있는 분이 평화비 문구를 새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성공회대학교 홈페이지를 찾아가서 신영복 교수님의 이메일 주소로 취지를 설명하는 메일을 드리게 됐다”며 “바로 다음날 ‘학생들이 뜻있는 걸 하는데, 써줘야 되지 않겠냐’는 교수님의 답메일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고등학생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 동상 아래 새겨진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글씨. 사진 성환철 교사 제공
고등학생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 동상 아래 새겨진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글씨. 사진 성환철 교사 제공
당시 투병 중이던 신 교수는 동료 교수를 통해 글씨를 전달했다. 신 교수는 “평화비에 어떤 형태로 글씨를 쓰면 좋을지 정확히 알 수 없어서 판본 8개를 적어 보낸다”며 “판본을 보고 가장 좋은 것으로 사용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성 교사는 “취지는 동의하지만 개인 사정 등으로 거절하는 분들도 있었다”며 “신영복 교수님은 아무런 조건 없이 글씨를 써서 보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강이 나쁘지 않으면, 소녀상 제막식에도 참석하고 싶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마지막까지 학생들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신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영복 교수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15일 밤 학생들이 먼저 연락을 해와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성 교사는 고인에 대해 “전해 듣기만 했을 뿐인데도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셨고, 바른 길이라면 흔쾌히 자신을 포개어 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신 교수님이 남긴 말씀 하나하나가 어떤 것보다 뿌리가 될텐데, 소녀상에 남겨진 글씨로 신 선생님의 삶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고등학생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 동상 아래 새겨진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글씨. 사진 성환철 교사 제공
고등학생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 동상 아래 새겨진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글씨. 사진 성환철 교사 제공
고등학생이 만드는 ‘평화의 소녀상‘ 고 신영복 교수 글씨체. 사진 성환철 교사 제공
고등학생이 만드는 ‘평화의 소녀상‘ 고 신영복 교수 글씨체. 사진 성환철 교사 제공
고등학생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 동상 아래 새겨진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글씨. 사진 성환철 교사 제공
고등학생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 동상 아래 새겨진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글씨. 사진 성환철 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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