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진흥공단이 2014년 8월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지어 이전한 새사옥 전경. 진주/연합뉴스
125 대 1 바늘구멍 뚫게 한 금배지들
2013년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공채 때 채용을 청탁한 정황이 19일 <한겨레>취재로 새로 드러난 국회의원 3명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마찬가지로 당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위) 소속이었다. 청탁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중진공을 감독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이들이 오히려 지위를 이용해 ‘갑질’을 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달 초 무혐의 처리한 신원 미상 국회의원까지 포함하면 5명 국회의원 가운데 최소한 4명이 산자위 소속인 셈이다.
중진공 내부 문건에 등장하는 여당 의원 2명과 야당 의원 1명이 2013년 공채 때 청탁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원자는 모두 4명이다. 여당 의원 1명이 지원자 2명의 비고란에 중복 등장한다. 이들은 전원 중진공에 합격해 지금도 근무 중이다.
4명 중 3명 능력평가선 합격권 밖
면접 거치며 순위 급등 최종합격
최경환 전 인턴과 ‘닮은꼴 공식’ 산자위 산하 공공기관 50여곳
광물공사·산업기술진흥원도 물의
여당 의원 1명, 지원자 아버지와 동문
야당 의원 “내 이름 왜 적혔는지 몰라” 이들 지원자의 점수 변화를 보면, 최 전 부총리의 전직 인턴 황아무개씨와 비슷한 패턴이 발견된다. 면접에 앞서 진행된 능력·적성평가에서 지원자 4명 중 3명은 합격권 바깥이었으나 이후 진행된 1차 면접에서 합격권에 들었고, 최종 면접을 통과해 전원 합격했다. 객관적 평가인 ‘능력·적성’ 평가 때는 낮은 순위였지만 주관적 평가인 ‘1차 면접’ 때 순위가 급상승한 것이다. 앞서 감사원 감사로 점수 조작 사실이 확인된 최 전 부총리의 전직 인턴 역시 능력·적성 점수는 최하위인 137등을 기록했지만 1차 면접 순위가 46등으로 올랐고 최종 면접을 통과해 합격했다. 2013년 당시 중진공 공채에는 36명 선발에 4500여명이 지원해, 12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산자위는 특히 공공기관 50여개 등 소관 기관이 많아 취업 청탁이 많은 곳이다. 최근 1~2년 새 취업 청탁으로 문제가 된 광물자원공사, 산업기술진흥원 등도 모두 산자위 산하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는 한 공공기관 직원은 “소관 상임위의 초선 의원들조차 본인 혹은 보좌관 등을 통해 취업을 청탁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청탁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소속의 한 의원은 청탁이 의심되는 지원자의 아버지와 출신 고교가 같으며, 직업적으로도 비교적 가깝게 연결돼 있다. 이 의원이 중소기업 관련 기관장을 맡을 당시 지원자의 아버지는 지역 소상공인지원센터 상담사로 일했고 최근까지 소장으로 근무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취업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 해당 지원자는 물론 아버지도 알지 못한다. 고교 동문이라고 하는데,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름만 들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들도 취업 청탁 사실을 부인했다. 새누리당 의원은 “지역구 활동 과정에서 중진공의 협조를 구한 적은 있지만 채용과 관련해서는 부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은 “내 이름이 왜 적혀 있는지 모르겠다. 해당 지원자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현준 정환봉 기자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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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거치며 순위 급등 최종합격
최경환 전 인턴과 ‘닮은꼴 공식’ 산자위 산하 공공기관 50여곳
광물공사·산업기술진흥원도 물의
여당 의원 1명, 지원자 아버지와 동문
야당 의원 “내 이름 왜 적혔는지 몰라” 이들 지원자의 점수 변화를 보면, 최 전 부총리의 전직 인턴 황아무개씨와 비슷한 패턴이 발견된다. 면접에 앞서 진행된 능력·적성평가에서 지원자 4명 중 3명은 합격권 바깥이었으나 이후 진행된 1차 면접에서 합격권에 들었고, 최종 면접을 통과해 전원 합격했다. 객관적 평가인 ‘능력·적성’ 평가 때는 낮은 순위였지만 주관적 평가인 ‘1차 면접’ 때 순위가 급상승한 것이다. 앞서 감사원 감사로 점수 조작 사실이 확인된 최 전 부총리의 전직 인턴 역시 능력·적성 점수는 최하위인 137등을 기록했지만 1차 면접 순위가 46등으로 올랐고 최종 면접을 통과해 합격했다. 2013년 당시 중진공 공채에는 36명 선발에 4500여명이 지원해, 12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산자위는 특히 공공기관 50여개 등 소관 기관이 많아 취업 청탁이 많은 곳이다. 최근 1~2년 새 취업 청탁으로 문제가 된 광물자원공사, 산업기술진흥원 등도 모두 산자위 산하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는 한 공공기관 직원은 “소관 상임위의 초선 의원들조차 본인 혹은 보좌관 등을 통해 취업을 청탁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청탁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소속의 한 의원은 청탁이 의심되는 지원자의 아버지와 출신 고교가 같으며, 직업적으로도 비교적 가깝게 연결돼 있다. 이 의원이 중소기업 관련 기관장을 맡을 당시 지원자의 아버지는 지역 소상공인지원센터 상담사로 일했고 최근까지 소장으로 근무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취업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 해당 지원자는 물론 아버지도 알지 못한다. 고교 동문이라고 하는데,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름만 들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들도 취업 청탁 사실을 부인했다. 새누리당 의원은 “지역구 활동 과정에서 중진공의 협조를 구한 적은 있지만 채용과 관련해서는 부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은 “내 이름이 왜 적혀 있는지 모르겠다. 해당 지원자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현준 정환봉 기자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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