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으면 더 추울테니까요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 대책위원회’ 소속 대학생들이 매서운 바람을 피하기 위해 비닐을 뒤집어쓴 채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 폐기를 촉구하는 농성을 20일째 이어가고 있다. 전날 밤 몇몇 시민들이 간이텐트를 가져다주기도 했으나, 경찰은 이를 채증하며 반입을 막았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소녀상 옆에서 21일째 노숙중인 대학생 위해
방한용 텐트라도 칠 수 있게 보호해 달라” 호소 “국회의원 여러분, 방한용 텐트라도 치고 소녀상 지키게 나서주세요.” 익명의 한 시민이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들을 위해 “방한용 텐트라도 칠 수 있게 해달라”는 호소문을 손 글씨로 적은 사진 한 장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공유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의당 누리집 게시판에는 20일 ‘우리 애들이 얼어 죽게 생겼습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올랐다. 사진 속 손팻말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게 띄우는 당부로 시작한다. (▶바로가기) 이 시민은 글에서 “청년과 학생들이 맹추위에 21일째 노숙 중”이라며 “방한용 텐트라도 치고 소녀상을 지키게 나서주세요. 야당이면 야당답게, 우리 아이들을 지켜달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도 “학생들과 의견이 다르겠지만, 방한텐트는 치게 해달라”며 “정부답게, 어른답게 우리 아이들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끝으로 시민은 “이인영, 우상호, 오영식, 최재성 등 386세대 국회의원들이 코빼기도 안 비추고 동네 선거운동만 하냐”며 이 의원들에게도 “방한용 텐트라도 치고 소녀상을 지키게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19일 새벽, 서울의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내려간 매서운 추위에도 소녀상을 지키는 청년들은 커다란 비닐을 덮고 추위를 견뎠다. 몇몇 시민이 가져온 간이텐트는 경찰에 막혔다. 경찰은 ‘도로법’을 이유로 천막 등 물품 반입을 막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법상 관할 관청(종로구청)에서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물품을 인도에 두면 안 되기 때문에 제지하고 있다”고 했다. 농성 현장을 ‘불법적치물’로 보는 경찰과 달리 종로구청 관계자는 “보통 농성장의 경우 도로법만으로 단속하기 어렵다. 의사표현의 영역인 만큼 도로통행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 한 국민정서 등을 고려해 천막 등이 쳐져도 일방적 집행을 하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기사 : “몰아치는 눈 피할 천막도 못쳐 서러워”)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정의당 누리집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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