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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MBC 임원 “최승호·박성제 증거 없는것 알고도 해고” 자인

등록 2016-01-25 01:19수정 2016-01-25 14:10

백종문 본부장, 2014년 극우매체와 ‘부당해고’ 대화 녹취록 나와
“파업때 이놈들 가만 놔두면 안되겠다 싶어…기각될 줄 알았다”
안광한 사장이 당시 인사위원장…최민희 의원 “경영진 사퇴해야”

2012년 파업 도중 <문화방송>(MBC)에서 해고된 최승호 피디와 박성제 기자에 대해 문화방송 경영진 핵심 인사가 “증거가 없는 것을 알고도 해고했다”며 해고의 부당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최근 입수한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백종문 문화방송 미래전략본부장은 2014년 4월1일 서울 종로에 있는 한식당에서 김재철 전 사장의 변호사(현재 문화방송 법무실장), 일부 사내 인사 등과 함께 극우 성향 인터넷 ㅍ매체 소속 인사 2명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백 본부장은 2012년 파업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소송을 언급하며 “박성제하고 최승호는 증거불충분으로 해서 기각한다든가(법원에서 기각할 가능성이 있다), 왜냐면 그때 최승호하고 박성제 해고시킬 때 그럴 것을 예측하고 알고 해고시켰거든. 그 둘은, 왜냐면 증거가 없어. 그런데 이놈을 가만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 가지고 해고를 시킨 거예요. (…) 나중에 소송을 제기해서 들어오면 그때 받아주면 될 거 아니냐, 그런 생각을 갖고서 (해고했다)” 등의 발언을 했다.

문화방송 노조는 2012년 ‘공정방송’과 김재철 당시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170일 동안 파업을 벌였고, 회사는 노조 집행부와 노조원들에게 해고·정직 등의 징계를 내린 바 있다. 당시 최승호 피디와 박성제 기자는 평조합원인데도 정영하 전 노조위원장, 박성호 전 기자회장 등 다른 4명과 함께 해고돼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경영진 핵심 인사의 입에서 “증거도 없이 해고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발언이 나온 것이다. 징계 조처를 내렸던 당시 인사위원회는 안광한 현 사장이 부사장으로서 위원장을 맡았으며, 백 본부장은 편성제작본부장으로서 인사위원이었다.

박성제 기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시에도 경영진은 별다른 해고 사유를 제시하지 못했는데, 결국 아무 증거도 없이 ‘본보기’로 무작정 해고시켰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최승호 피디는 “증거가 없는 걸 알고도 해고를 강행한 것은 범죄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두 사람은 현재 진행중인 소송과 별도로 당시 경영진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는 조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을 포함한 문화방송 노조원 40여명은 당시 회사의 징계 처분이 무효라는 취지의 소송을 진행중이며, 1·2심에서 승소한 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백 본부장과 ㅍ매체 관계자 2명은 같은 해 11월에도 만났으며, 두 차례 만남에서 문화방송 내부의 ‘물갈이’, 방송 출연 청탁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두 차례 모임에 모두 참석했던 한 인사는 <한겨레>와 만나 “ㅍ매체는 문화방송 노조를 비판하고 경영진을 옹호하는 기사를 집중적으로 생산해왔으며, 당시 만남은 이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문화방송 쪽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발언 배경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와 전자우편 등을 통해 여러차례 취재를 요청했으나, 백 본부장은 이에 전혀 응하지 않았다.

녹음 내용을 공개한 최민희 의원은 “‘묻지마’식 부당 해고의 진실이 밝혀진 만큼 백 본부장과 당시 인사위원장이었던 안광한 사장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 또 문화방송은 현재 진행중인 소송을 취하하고 해고자를 즉각 복직시키라”고 촉구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관련기사]
▶“파업 피디들 다 배제시켜” “고발프로 전혀 못하게 통제”
▶“소송비용 얼마든…최승호·박성제 잡아넣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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