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주씨
8년 독학 ‘손자병법 해설’ 펴낸 현직 공무원 민병주씨
“싸움은 당연히 피해야지요. 살피고 또 살펴 대화하고 타협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그래도 안 돼 맨 마지막에 선택하는 게 다툼이지요.” 26일 <손자병법 해설>(도서출판 양서각)을 펴낸 민병주(59)씨의 전쟁론이다.
충북도도로관리사업소 총무팀장을 맡고 있는 그는 대학에서 행정학을 공부한 뒤 충북도 등에서 31년째 행정 공무원으로 재직중이다.
군사·전쟁과 인연이라봐야 군 복무 3년이 전부인 그는 왜 최고의 병서로 꼽히는 <손자병법>에 도전했을까? “정전국가, 유일한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전쟁 실체를 이해하고 전쟁·병법을 제대로 공유하면 보다 안전하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손자병법’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시민을 위한다는 마음에서 비롯됐으니 천생 공무원 맞지요.”
그는 2009년 ‘손자병법’ 연구를 시작했다. 한자 투성이에다, 한글로 풀어 놓은 글 또한 알 듯 모를 듯 쉽지 않았다. “읽다 보니 전쟁·군사 분야의 글이 아니라 우리 인생에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누고 싶었죠.”
해설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췄다. 한자 위에 한글 독음을 달고, 해석을 붙였다. 어려운 한자는 따로 떼어 내 우리말로 풀어 적었다. 자신의 해석뿐 아니라 다른 책의 다른 해석 또한 곁들여 ‘손자병법 참고서’처럼 만들었다.
그가 8년동안 접한 ‘손자병법’ 관련 책만 130권이 넘는다. 군사·전투 경험 등은 아버지(84) 등 참전용사들로부터 귀동냥 했다. 이렇게 8년동안 모은 자료(원고지 4000장)을 13편·70개 꼭지로 나눠 책으로 엮었다. “원서에 충실하려 애쓴 병서”라고 그는 소개했지만, 공무원 특유의 친절함이 곳곳에 배어 편안하게 읽히고, 쉽게 이해된다.
그가 ‘손자병법’에서 얻은 가장 큰 가르침은 싸우지 않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병서를 쓴 2550년 전 손무도 적게 싸우고 이기는 것을 으뜸으로 꼽았습니다.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보다 내 백성(국민)을 아끼는 마음이 크다는 것입니다. 다스리는 이라면 싸움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청주/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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