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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백민주화씨 1인 시위하던 날…에펠탑서도 연대 물결

등록 2016-01-29 16:38수정 2016-01-30 11:58

손팻말에 “한국 정부 폭력 고발…이건 살인미수다”
“백민주화님의 네덜란드 1인 시위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 프랑스 파리에서도 피켓을 들었습니다.”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백남기(69)씨의 둘째딸 백민주화(30)씨가 박근혜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네덜란드에서 1인 시위에 나선 2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도 시민들의 연대 물결이 이어졌던 사실이 알려졌다. (▶관련기사 : “멀리 있어도 마음만은…” 백민주화씨, 네덜란드서 1인시위)

파리에서 3년째 사는 박미리내씨는 29일 <한겨레>와의 온라인 메신저 인터뷰에서 “백남기 어르신이 국가 폭력에 맞서다 피해를 당하고 병상에 누워 있는데,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건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이런 사실을 알려야 될 것 같다는 생각에 1인 시위를 하게 됐다”고 했다. 이날 박씨의 곁에는 프랑스에서 만난 친구인 허연정씨와 이예다씨가 함께 있었다. 이들은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파리 에펠탑 앞에서 피켓을 들었다.

박씨는 직접 만든 손팻말에 “한국 정부의 폭력을 고발한다, 이것은 살인 미수다”라고 적고, 백남기씨가 겪은 고통도 상세히 기록했다. 손팻말은 “당신이 한국에 있다면, 다음과 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이어 “집회에 참여한 당신에게 경찰의 물대포가 겨냥될 수 있고, 이후에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며 “몸을 다친 집회 참가자가 응급차에 실려 가더라도 경찰의 물대포는 응급차를 공격하기 위해 계속 물을 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렇지만 경찰과 정부는 사과하지 않고, 책임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집회에 참여하면 목숨을 건 위험을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프랑스인들은 피켓 내용을 보고 ‘사건 자체도 끔찍하지만, 응급차에 물대포를 쏜 것은 너무 했다’고 한다”며 “특히 프랑스 경찰관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이어 “다른 외국인 관광객은 북한이 아니라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 더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씨가 만난 한국인 관광객들은 “백남기 농민이 조금 다친 걸로 알고 있었다”며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는 소식을 알려드리자 많이 놀랐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지난해 12월에도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집회를 열었다. 당시에는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에 반대하는 의견을 적은 손팻말을 일본인 친구와 함께 들었다.

박씨는 백남기씨의 쾌유와 진상 규명을 기원하는 내용도 손팻말에 적었다. 이런 소식이 백민주화씨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알려졌고, 페이스북 친구로 인연을 맺었다. 박씨는 “백민주화씨와 안면이 없지만 유럽에 있다 보니 연락을 해왔다”며 “1인 시위나 집회 진행 절차 등 여러 정보를 공유하다가 같은 날 1인 시위를 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1인 시위 이후에는 민주화씨가 ‘마음으로 지지해달라’고 하더라”며 “민주화씨와 더 얘기를 나눠보고 한국·일본·프랑스 친구들과 경찰 폭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한국 시민들에게 “날씨가 추울 때 껴안고 있으면 덜 추운 것처럼 서로 외면하지 않고 연대의 마음을 나누며 지내자는 당부를 하고 싶다”면서 “페이스북에 1인 시위를 했다는 게시 글을 올리고 나서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는데, 오히려 많이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고 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딴지일보 아까이소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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