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 폭발물 의심 물체와 함께 아랍어로 된 협박성 메모지를 남긴 용의자가 범행 닷새 만에 검거됐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3일 오후 사건 용의자 A(36)씨를 폭발성물건파열 예비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폐쇄회로(CC)TV 영상에 포착된 A씨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남자화장실에 폭발물 의심물체를 설치하고 아랍어 경고성 메시지를 남긴 한국인 남성 유아무개(36)씨가 범행 닷새만에 체포됐다. 유씨는 “취업도 안 되고 돈도 궁해 짜증이 나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지난 3일 밤 서울 구로구 자택에서 유씨를 긴급체포(폭발성물건 파열예비음모 및 특수협박 혐의)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그는 체포 뒤 조사에서 “영화를 보고 부탄가스와 화과자 박스 등을 이용해 집에서 폭발물 의심 물체를 만든 뒤, 인천공항 화장실에 설치했다”고 경찰에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발물 의심 물체 안에 있던 아랍어 메모(‘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이고 신이 처벌한다’)는 유씨가 구글 검색을 통해 나온 문구를 자신의 집 프린터로 출력한 것이라고 진술했다며, 현재 이슬람 테러단체 아이에스(IS) 등과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대학원에서 음악(악기)을 전공한 고학력자로 결혼해 아이까지 둔 가장이지만, 특별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찰은 인천공항 1층 입국장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CCTV) 84대에서 지난달 29일 사건 발생 시간대 동영상을 집중분석해 오후 3시36분께 유씨가 쇼핑백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2분 후에 바로 서울로 지하철을 타고 돌아간 사실을 확인하고 유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유씨를 조사한 후 4일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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