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심리학자’로 유명한 황상민(사진)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가 학교에서 징계 해임됐다. 아내가 대표이사로 있는 심리상담센터의 이사직을 10년 넘게 맡는 등 ‘겸직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연세대는 교원징계위원회를 거쳐 지난달 29일 황 교수를 해임했다고 11일 밝혔다. 사립학교법과 연세대 학교법인 정관에 따르면, 교수 외 다른 직책을 겸하기 위해서는 총장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황 교수가 2004년부터 아내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형태의 심리상담센터의 등기이사직을 맡고 있으면서도 이를 학교 쪽에 알리지 않았고 학생 지도와 연구에 소홀했다는 것이 이유다. 연세대 쪽은 지난해 초 이 회사 쪽이 황 교수가 감사 직책을 맡게 해달라고 요청해와 황 교수가 10년 넘게 이사직을 맡고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돼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해임 조처에 대해 “겸직 금지 위반으로 징계를 할 수는 있지만, 해임까지 하는 것은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제소와 교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생식기만 여성’이라고 발언하는 등 박 대통령을 비판했던 점을 문제 삼아 학교가 ‘보복성 징계’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주 당시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연세대를 방문해 자신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뒤, 정갑영 당시 총장이 자신에게 ‘자중하라’는 전자우편을 보낸 바 있고 이것이 결국 해임이란 중징계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황 교수의 이런 주장에 대해 이호근 연세대 교무처장은 “황 교수가 해당 회사의 경영자 역할을 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겸직 금지 위반의 수위가 높았다”며 “학교 정관과 사립학교법에 따라 해임 결정을 했을 뿐, 박 대통령 비판 발언과 징계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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