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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청소년돕기 거리 공연 20년째 ‘노량진 붙박이 풍경’ 됐죠”

등록 2016-02-15 18:52

버스킹 그룹 ‘사랑만들기’
버스킹 그룹 ‘사랑만들기’
버스킹 그룹 ‘사랑만들기’ 양용씨…”10년 뒤에도 ‘한겨레’ 인터뷰 기대”
지난 14일 저녁 7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맞은편 인도. 영하 4도의 강추위를 녹이는 감미로운 노랫소리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백상훈(33)씨가 부르는 노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에 김호영(40)씨의 기타 연주가 얹혀졌다. 공연을 지켜보던 공무원시험 준비생 김선희(26)씨는 주머니 속 잔돈을 모금함에 탈탈 털어넣었다. “왔다 갔다 하면서 공연 모습을 보긴 했지만 성금은 처음”이라는 김씨는 “추위에 코가 빨개졌는데 공연하는 모습 보니 마음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선공연 단체 ‘사랑만들기’ 소속으로 노량진에서 20년째 노래해온 ‘노량진 터줏대감’이다.

사랑만들기의 시작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연 장소에서 150m 떨어진 곳에서 거리가게를 하는 양용씨는 1991년 경기도 성남 ‘천사의 집’에서 주최한 고아원돕기 일일찻집 공연을 계기로 어려운 청소년을 위한 사랑만들기를 결성했고 96년 노량진역 앞에 자리를 폈다. 수험생들의 삭막한 표정에 노래로 웃음을 주고 싶어 이곳을 택했다. 공연 수익은 오롯이 청소년에게 돌아간다. 매달 어린이재단에 30만원, 동작구 청소년 공부방 ‘아이들의 울타리’에 20만원을 기부한다.

이들의 공연은 이제 노량진의 붙박이 ‘풍경’이 됐다. 천재지변이 없는 한 매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노래한다. 날씨가 궂은 날엔 천막을 들고 나간다. 7년 전부터 꾸준히 이들을 지켜본 노량진 거리가게의 한 상인은 “바른 데로 쓰일 거라는 믿음이 든다”며 매달 10만원씩 정기 기부 의사를 밝혀오기도 했다.

그사이 함께하는 동료도 늘어났다. 양씨가 <한겨레>와 인터뷰(1999년 12월25일치 22면)를 했던 99년 두 명이던 팀원은 현재 수십명으로 불어났다. 음악인, 직장인, 대학생 등 지금까지 거쳐 간 사람만 50명이 넘는다. 현재 23명이 활동 중이며 하루 평균 5팀씩 공연한다. 노량진에 살면서 유치원 때부터 공연을 즐겨 봤다는 마유진(17)양은 지난해부터 팀원으로 동참했다. “부모님이 처음엔 늦게까지 추운 데서 노래한다고 걱정하셨지만 예전부터 함께 공연을 보셔서 그런지 요즘엔 모금까지 하고 가신다”며 웃었다.

“워낙 꾸준히 해 오다 보니 다들 진실성 있다고 믿어주는 것 같다”는 양씨는 “지금처럼 꾸준히 계속 한다면 십년 뒤 또 한 번 ‘한겨레’와 인연이 닿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글·사진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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