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경찰 92명, 작년 민중대회 주최 쪽에 3억8천만원 손배소

등록 2016-02-16 14:17수정 2016-02-16 14:35

작년 11월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을 비롯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추진을 규탄하고  청년실업과 쌀값 폭락, 빈민 문제 등의 해결책 마련을 요구하고 세월호 광장쪽으로 이동하려다 경찰의 차벽에 차단되고  최루액을 맞고 있다.  집회 참가자는 경찰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8만여 명으로 이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반대 집회 이후 최대 규모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작년 11월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을 비롯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추진을 규탄하고 청년실업과 쌀값 폭락, 빈민 문제 등의 해결책 마련을 요구하고 세월호 광장쪽으로 이동하려다 경찰의 차벽에 차단되고 최루액을 맞고 있다. 집회 참가자는 경찰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8만여 명으로 이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반대 집회 이후 최대 규모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단체 2곳과 대표 2명, 민주노총 간부 3명, 집회참가 1명 대상
집회 개별 참가자가 민사소송 피고된 건 처음
“소송으로 시민들 겁박해 집회시위 자유 제한” 비판
정부와 경찰관·의무경찰 92명이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던 단체 대표를 상대로 3억8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경찰은 “불법·폭력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해 책임을 묻고 선진화된 준법 집회·시위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라고 밝히고 있지만, ‘돈’을 압박 수단으로 삼아 집회·시위 자유를 제한하려 한다는 비판 역시 거세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고 16일 밝혔다. 소송의 원고는 기물·장비 파손에 따라 3억2770만원의 손해를 입은 대한민국 정부와 집회 진압과정에서 다친 경찰관·의무경찰관 92명이다. 애초 경찰은 부상당한 경찰관이 113명이라고 밝혔으나 이 가운데 자가치료를 하거나 자연치유된 인원은 제외하고 경찰병원·민간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 피해가 확인된 인원만 원고에 포함됐다. 이들은 치료비·위자료 5850만원을 청구했다. 이들의 소송을 대리하는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경찰관 개인들의 소송은 자발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소송을 당한 이들은 집회를 개최한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단체 두곳과 이 단체 대표자 2명, 민주노총 간부 3명, 차벽 버스 등 경찰 물품을 부숴 구속 상태인 집회 참가자 1명이다. 경찰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나 지난해 세월호 1주기 집회 주최 단체·대표자를 상대로 소송을 낸 적은 있지만, 집회 개별 참가자가 민사소송의 피고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집회 진압 과정에서의 손해를 입증하기 위해 폭력행위와 집회 사회자의 ‘청와대로 갑시다’ 등의 발언이 담긴 채증영상, 집회가 조직적으로 준비됐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집회포스터 등의 자료를 법원에 증거로 제출할 계획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불법행위의 수인 한도가 넘은 행위에 대해서만 민사소송을 냈다”며 “과도한 불법행위를 당한 공무원이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은 금전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소송을 당한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민주노총은 반발하고 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 관계자는 “사건의 발단은 경찰의 위법·위헌적인 차벽 설치와 집회방해 때문에 발생했는데 이에 대한 책임을 집회 참가자와 대표자에게 묻는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도 “경찰의 민사소송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민주주의 축소에 대한 민중들의 반발을 억누르는 공안탄압의 일환”이라며 “경찰이 진압과정에서 백남기 농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 폭력진압을 한 것에 대한 반성과 사과보다는 민사소송을 벌여가면서 개인에게까지 유례 없이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정국을 해결하기보다는 공권력과 민중들의 대결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회 진압과정에서 다친 경찰 개인의 민사소송을 위해 경찰이 수사자료인 채증영상 등을 바탕으로 소송을 낼 당사자들을 선별하고 변호사 자격이 있는 경찰관으로 하여금 소송을 대리하도록 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에 변호사들이 많아지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집회시위·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이를 충돌하는 다른 법익과 공권력의 행사와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나서야지, 법과 소송을 위협 수단으로 하여 시민들을 겁박하고 권리행사를 최대한 제한하여 ‘죽은 평화의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은 국민의 경찰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오는 27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3년에 맞춰, 최대 5만명이 참가하는 4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열 예정이다. 투쟁본부는 ‘기억하라! 분노하라! 박근혜 정권 심판하라’를 기치로, 박 대통령의 임기 3년동안의 ‘민생·민주주의 파괴’를 집회를 통해 규탄한다는 방침이다. 투쟁본부는 이미 서울광장에 집회 신고를 해두고 행진코스를 조율중이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집회 이후 행진방향은 논의중인데 끝나는 곳은 서울대병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엔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백남기씨가 입원해있다.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부터 16박17일 일정으로 백씨의 고향인 전남 보성을 출발해 오는 27일 서울까지 도보순례를 벌이고 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