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의 이종걸 사무국장은 최근 자신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몇 건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인권선언’을 다 함께 읽고,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리본’과 함께 자신의 셀카를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자는 제안을 담은 글로, 해당 글에는 ‘#416인권선언’ ‘#노란리본셀카’라는 해시태그와 인권선언 동참자 명단을 입력하는 페이지링크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었다. 다시 보니, 지난 6일 ‘선언하라 우리를, 4·16인권선언’ 페이지에 올린 글 역시 사라졌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 국장은 “처음엔 내가 뭘 잘못 눌렀나 생각했는데, 누가 신고를 한 것인지 해킹을 당한 것인지 이해가 안 됐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에스엔에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란리본 셀카’ 캠페인의 게시물이 게시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 삭제돼 의문을 낳고 있다. 이 국장뿐 아니라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의 박래군 상임운영위원을 비롯해 17일 <한겨레>가 파악한 것만 해도 이 캠페인 글이 사라진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10여명에 달한다. 이에 4·16연대는 ‘사라진 노란리본 셀카를 찾아라’라는 삭제글 신고 페이지까지 만들었다.
현재까지는 글이 삭제된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인권선언 동참자 명단을 입력하는 페이지 링크를 페이스북이 ‘보안상 위험한 것’으로 분류한 게 원인이 아닐까 추정되고 있을 따름이다. 실제 <한겨레>가 이날 링크를 포함해 글을 올리려 하니 “회원님이 공유하려는 콘텐츠에 저희 보안 시스템에서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감지한 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라는 안내가 떴다. 인권선언 제정운동에 참여했던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동참자 명단 입력 페이지가 4·16연대라는 것은 분명한데, 페이스북이 왜 이 링크를 위험한 것으로 분류했는지, 게시글을 왜 일괄적으로 삭제했는지에 대해 해명하고 복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쪽은 정확한 원인 파악에 나섰다. 페이스북코리아 홍보담당자는 “해당 글은 삭제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왜 삭제됐는지에 대해 미국 본사에 확인 요청을 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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