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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원순 시장 “꼰대짓 하지 않았는지 반성합니다”

등록 2016-02-23 15:15수정 2016-02-23 15:22

‘반값 등록금’ 서울시립대 졸업식 축사 대신 반성문 낭독
“절박한 청년문제 앞에서 정쟁만…기성세대로서 미안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립대 졸업식에 참석해 졸업생들에게 축사 대신 반성문을 낭독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시립대 이사장인 박 시장은 22일 오전 서울시립대(총장 원윤희)가 교내 강당에서 연 2015학년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 차례에 연단에 나서 ‘기성세대가 수저세대에게 보내는 반성문’을 읽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으로 당선되고 처음으로 한 일이 반값등록금”이라며 “제 임기와 함께 시작한 ‘박원순 학번’의 첫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이 땅을 ‘헬조선’이라고 부르고,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할 여러분들이 스스로를 삼포세대, 오포세대라고 자조한 지 오래됐다”며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이라고 하는 여러분들이 흙수저와 금수저를 논한다”고 청년실업 위기를 직면한 졸업생들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박 시장은 청년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기성세대와 정치권을 비판한 뒤, 그 자신도 기성세대의 일원으로서 미안하다며 반성했다. 그는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청년문제를 놓고서도 기성세대와 정치권은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정쟁만 하고 있다”며 “저도 기성세대의 한 사람이다. 미안하고,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그는 “세대가 다른, 시대가 다른 저의 경험을 앞세워 지금 청년 여러분을 판단하지는 않았는지, 혹시 꼰대짓을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미국의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 후보의 말을 언급하며 “샌더스는 ‘주 40시간 일하는 사람이 가난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면서 “4년 동안 알바를 하고, 대출까지 받으며 교육받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새뮤얼 울먼의 시 ‘청춘’을 인용하면서 서울시립대 졸업생들의 미래를 응원했다. 그는 “그대는 가지고 있는 믿음만큼 젊고, 의심만큼 늙는다. 자신감만큼 젊고, 두려움만큼 늙는다. 희망만큼 젊고, 실망만큼 늙는다”며 “여러분의 청춘을 응원한다”고 했다.

박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 취임 뒤 과도한 대학 등록금으로 몸살을 앓는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며 입학금과 수업료, 기성회비 금액을 50%로 줄인 ‘반값 등록금’ 정책을 도입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반값 등록금을 위해 매년 180억여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서울시립대 학위수여식은 4년간 반값 등록금의 혜택을 받은 이른바 ‘박원순 학번’이 처음으로 졸업하는 자리였다. 서울시립대는 “졸업생 1428명 중 2012년 입학해 4년간의 학업을 마친 학생 141명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반값 등록금에서 멈추지 않고, 이제 청년의 주거비 및 생활비까지 실질 대학교육비를 낮추는 고민을 서울이 먼저 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 페이스북)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박 시장의 페이스북에 “소위 정치인이라는 사람들 중에 박 시장님에게서 처음으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기성세대로서 책임감이 느껴지고, 청년들을 응원합니다”,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합니다. 이번 서울시립대 졸업생들은 알찬 졸업 선물을 받았습니다. 오래 간직하시길”, “나이 40대에 다시 학부생이 되고 싶어집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자신이 약속한 반값 등록금 공약 실현 좀 시켜주십시오”라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서울시 대변인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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