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산하기관장에 잇따라 성대 출신…‘안종범 그림자’ 뒷말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의 성균관대 동문들이 잇따라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의 기관장이나 핵심 보직에 임명되면서 안 수석의 ‘입김’이 작용한 인사가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복지부는 29일 임병인(55)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를 산하기관인 사회보장정보원의 신임 원장으로 임명했다. 임 신임 원장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5년 제일화재해상보험에 입사한 이후 2005년까지 보험개발원 등 민간 보험업계에 몸담아왔다. 2007년부터 충북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국민경제자문회의 기초경제 관련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임 신임 원장은 성균관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안종범 수석과는 학교 선후배 사이다.

복지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사회보장정보원은 복지사업 정보와 지원 대상자의 자격정보, 수급이력정보 등을 통합관리하는 기관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부정수급을 걸러내는 역할을 맡는다. 2009년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으로 설립돼, 지난해 사회보장정보원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사회보장정보원의 기관장에는 복지 정책과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가 와야 한다. 이번 인사가 그런 원칙에 적합한 인물을 찾은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김영호 급여기준과장은 “임 신임 원장은 사회보장정보원 임원추천위의 서류, 면접심사 등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한 복지재정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임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국민연금공단 신임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에 안종범 수석의 대구 계성고, 성균관대 1년 후배인 강면욱씨가 임명됐다.

강 신임 이사는 슈로더자산운용과 신한비엔피(BNP)파리바자산운용의 마케팅 담당 임원을 거쳐 2008~2013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주로 외국계 자산운용사나 소규모 국내 자산운용사 등에서 일했는데, 500조원 규모의 국민연금기금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는 조금 아쉬운 경력”이라며 “심각한 문제가 있는 인사라고까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안 수석의 후배라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인사”라고 말했다. 또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도 “업계에서는 ‘의외의 인사’라는 평이 나왔다. 평소 들어본 이름이 아닌데다, 프로필을 보니 주된 경력도 투자(운용) 쪽보다는 마케팅 쪽이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신임 이사는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수석과는 대학 때만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사회에 나온 이후로는 서로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내던 사이가 아니었다. 기금이사 지원과 관련해 의논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황보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