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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일제 전범기업’ 변호하는 김앤장

등록 2016-03-16 20:49수정 2016-03-17 00:55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상고심 대리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국내 최대 로펌이 일본기업 변호
미쓰비시·신일본주금 등 6건
“식민지 지배 옹호하는 것과 같아”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 비판 일어
김앤장이 일제 전범기업을 대리한 사건들
김앤장이 일제 전범기업을 대리한 사건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낸 소송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피해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부분 고령의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에 맞서 어렵게 진행하고 있는 소송이라 김앤장의 처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법조계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의 말을 종합하면, 김앤장은 지난달 근로정신대 피해자 할머니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미쓰비시를 대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사건’은 고령의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17년 동안 소송을 벌여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양금덕(85) 할머니 등 피해 할머니 8명은 1999년 3월 일본 나고야 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2008년 일본 최고재판소는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2012년 5월 대법원이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개인 청구권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판결을 내리자 그해 10월 양 할머니 등 피해자 5명은 광주지법에 미쓰비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미쓰비시의 불법성을 인정하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미쓰비시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소송 대리인을 상고 제기 후 6개월이 지나서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국내 대리인이 선임되지 않은 국외기업에 소송서류를 송달하려면 평균 6개월 이상이 걸리는 점을 악용해 미쓰비시가 재판을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을 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앤장이 전범기업을 변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재 국내 법원에 계류중인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소송 14건 중 변호인이 선임된 사건은 총 6건인데, 이 중 절반이 넘는 4건을 김앤장이 맡고 있다. 아직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은 2건은 서울고법에 계류중인 항소심인데, 모두 1심 변론을 김앤장이 맡았다.

김앤장의 처신은 국민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갑 변호사는 “일제 전범기업의 행위는 한일청구권협정 논쟁과 별개로 국제기구들도 일제히 비난하는 범죄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로펌이 일본 전범기업의 행위를 변론하는 것은 일제강점기 친일 지식인들의 행동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앤장은 “재판이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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