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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욕설·엉만튀…사진 찍어두세요

등록 2016-03-18 19:31

‘노상의 진상을 고발하는 일상툰’ 1화 <창피했던 날>.
일러스트레이션 앙꼬.
‘노상의 진상을 고발하는 일상툰’ 1화 <창피했던 날>. 일러스트레이션 앙꼬.
‘길거리 괴롭힘’ 1년간 177건 접수
언어적 괴롭힘·신체 추행순 많아
20대 여성 ㄱ씨는 지난해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하철을 타려고 개찰구를 통과하려는데 뒤에서 기다리던 남성이 “이×아, 빨리 타”라고 자신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개찰구가 붐비지 않았지만 ㄱ씨 뒤에 바짝 붙어 서 있던 이 남성은 김씨가 개찰구를 빠져나와 뒤를 돌아보자 금세 발걸음을 옮겼다. 여성 ㄴ씨는 지난해 친구와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오토바이를 탄 남성이 뒤에서 빠른 속도로 접근하더니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고 달아나는 일을 경험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재빠르게 달아난 범인의 얼굴을 확인할 수도, 쫓아가 잡을 수도 없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길거리와 대중교통, 공원·승강기 등 공공장소에서 벌어지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성적 괴롭힘을 ‘길거리 괴롭힘’이라 정하고,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관련 사례를 수집해보니 모두 177건(130명이 복수 참여)이 접수됐다”고 18일 밝혔다. 가장 빈번한 사례는 여성 비하성 욕설·놀림 등 ‘언어적 괴롭힘’이 49건(27%)으로 가장 많았고, ‘엉덩이 만지고 달아나기’(엉만튀), ‘가슴 만지고 달아나기’(슴만튀)와 같은 신체적 추행이 29건(16%)으로 뒤를 이었다. 직접적인 신체접촉은 아니지만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거나(10%) 이유없이 뒤를 쫓아오는 사례(8%)도 적지 않았다. 이밖에 성기 노출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노골적 혐오 현수막 설치, 몰래카메라 등의 다양한 사례가 접수됐다.

‘길거리 괴롭힘’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가해자를 파악하기 어려워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성폭력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이은의 변호사는 “길거리 괴롭힘도 처벌할 수 있는 법조항은 있지만,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해 처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피해를 당하면 바로 휴대폰을 꺼내 가해자를 찍어두거나 ‘저기 봐’ 하며 인근 폐회로티브이(CCTV)를 바라보게 해서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증거를 남겨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방이슬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활동가는 “수집된 사례 177건 가운데 주변인이 도움을 준 사례는 단 1건으로 주변인들이 목격하고도 방관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변인들의 대처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최근 ‘노상의 진상을 고발하는 일상툰’이란 이름으로 10개의 웹툰을 제작해 누리집(jinsangroad.org)에 공개하는 등 길거리 괴롭힘의 정의와 문제점, 주변인 행동 지침 등을 알리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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