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넥슨이 일본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제출한 보고서에 나오는 주주상황 중 일부. 김상헌·진경준 등 4명이 나란히 0.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진 전 검사장 사표 불구 쌓이는 의혹
같은 시기 동일한 지분 사들인
김상헌 네이버 대표
“알고 지내는 사이지만
‘친구끼리 투자했다’ 사실 아니야
진경준 주식 매입 사실 몰라” 밝혀
법무부는 “조사 계획 없다”
같은 시기 동일한 지분 사들인
김상헌 네이버 대표
“알고 지내는 사이지만
‘친구끼리 투자했다’ 사실 아니야
진경준 주식 매입 사실 몰라” 밝혀
법무부는 “조사 계획 없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가, 넥슨 주식 투자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둬 논란 끝에 사의를 표명한 진경준 검사장과 함께 이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 가운데 한 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는 “투자 당시에는 진 검사장이 함께 투자하는 줄 몰랐다”고 밝혀, “친구들과 함께 투자했다”는 진 검사장의 해명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는 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05년 컨설팅업체에서 일하고 있던 박아무개씨한테서 비상장이었던 넥슨 주식 투자 권유를 받아, 넥슨홀딩스 주식 1만주를 주당 4만원대에 구입했다. 총 4억여원을 박씨가 송금하라고 해서 송금했다. 당시 함께 투자한 사람들이 누구였는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1~2년 뒤 넥슨 쪽에서 일본 상장 계획을 밝히면서 넥슨재팬 주식으로 교환하라고 연락이 왔다. 이후 1 대 0.85의 비율로 주식을 교환해 8500여주를 보유하게 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넥슨이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하기 전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진 검사장과 박씨, 이아무개씨와 함께 0.23%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나와 있다.
김 대표는 “진 검사장과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였지만, 그의 해명 가운데 ‘친구끼리 함께 투자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내가 박아무개와 진 검사장보다 네살 위다.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앞서 진 검사장은 지난달 31일 “컨설팅업체에서 일하던 대학 친구가 나를 비롯한 친구들에게 넥슨 주식 매입을 제의했다. 그 중 매입에 동의한 친구들이 매도자가 제시한 가격에 매입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당시 주식을 매도한 인사와 관련해 “넥슨 임직원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넥슨 초기에 회사에 도움을 줘서 주식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주식 거래를 주선한 박씨로부터 ‘캐나다로 이민을 가기 때문에 급하게 팔려고 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넥슨은 지분을 관리하기 위해 주식 매각 때 회사 승인을 받도록 했다. 박씨가 매수자를 물색해 넥슨 쪽의 승인을 받아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안다”고 말해, 당시 주식 거래를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알고 있었음을 뒷받침했다.
김 대표는 “당시 나는 대기업 변호사였고, 아내는 로펌 변호사였다. 넥슨 쪽은 내가 주주로 들어오면 좋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넥슨이 당시 주주 구성에 상당히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에 입사할 때 넥슨 주주임을 회사에 알렸고, 넥슨이 상장된 후 주식을 조금씩 팔았다. 2012년엔 넥슨 주식이 폭락했다. 당장 돈이 급한 것도 아니어서 팔기를 중단했고, 지금은 처음 샀을 때의 3분의 1 정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주식 매입 가격의 적정성에 대해 “넥슨이 비상장 때 주식 거래가 거의 없고, 김정주 대표가 외부 투자를 거의 받지 않아, 이전 거래 가격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벤처캐피털 투자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넥슨 상장이 늦어진 것도 벤처캐피털 같은 곳의 상장 압박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정주 대표가 시기와 방법을 정해, 큰 상장을 했다. 그냥 코스닥에 상장했으면, 그렇고 그런 주식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진 검사장에 대해 아무런 조사 없이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진 검사장의 사표는 정해진 절차대로 처리될 것이다. 현재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진 검사장에 대한 재산 심사를 하고 있는 만큼, 법무부 차원의 조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서영지 김재섭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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