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대조과정서 들통나 경찰에 체포
성적 조작하려 수차례 침입하기도
정부 주요기관의 허술한 보안 논란
성적 조작하려 수차례 침입하기도
정부 주요기관의 허술한 보안 논란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사무실에 들어가 7급 공무원 필기시험 성적과 합격자를 조작한 대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5일 송아무개(26)씨에 대해 절도와 현주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의 설명에 따르면 2016년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송씨는 지난달 26일 밤 9시께 공무원 신분증을 가지고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침입했다. 시험 담당 사무실에 들어간 송씨는 시험 담당자의 피시(PC)에 접근해 필기시험 성적을 조작하고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5일 필기시험에 응시한 송씨는 합격자 명단을 조작하기 위해 이전에도 두세 차례 사무실 침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가 공무원 신분증을 갖고 정부서울청사 사무실이 빈 밤시간대를 노려서 들어갔기 때문에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공무원 신분증의 절도 여부 등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 검토 과정에서 조작 사실을 발견해 지난 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정부서울청사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용의자를 특정해 4일 제주에서 송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송씨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시티브이를 추가 조사해 구체적인 침입 경위 등을 밝혀낼 방침이다.
인사혁신처는 6일로 예정한 합격자 발표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요 정부기관의 보안이 수차례 뚫렸다는 사실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와 정부세종청사의 출입 절차 강화에 나섰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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