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울청사 안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자신의 7급 공무원 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체포된 송아무개씨가 6일 오후 법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떠나기 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합격자 명단 조작…경찰, 내부 조력사 가능성도 조사
황교안 총리 “있을 수 없는 일…보안강화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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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대학생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합격자 명단을 조작해 덜미가 잡힌 가운데, 6일 경찰은 내부 조력자의 협조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의자 송아무개(26)씨는 경찰조사에서 “이번에 합격해야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정기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피의자가 정부서울청사에 다섯 차례 침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폐회로텔레비전(CCTV)등을 분석중이다”고 밝혔다. 송씨는 정부서울청사 1층 체력단련장에서 공무원 신분증 3개를 입수해 16층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들어갔다고 현재 진술하고 있다. 경찰은 민간인인 송씨가 정부서울청사·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의 출입 경위와 채용관련 직원의 컴퓨터 작동 방식 등에 대해 집중 수사중이다. 내부 조력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경찰의 설명에 따르면, 송씨는 26일 밤9시께 정부서울청사 16층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들어가 시험 담당 직원의 컴퓨터를 작동시켜 자신의 시험성적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송씨의 노트북에는 컴퓨터 운영체제인 리눅스 프로그램과, 피시(PC) 비밀번호를 해제하는 프로그램 몇개가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송씨는 경찰조사에서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프로그램을 확보해 비밀번호를 해제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제주도에 거주중인 송씨는 이전에도 시험에 응시하는등 2~3년간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졸업을 앞두고 “많이 지쳤고, 이번에 합격해야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씨의 진술대로라면 정부서울청사 보안이 수차례 뚫린 사실을 몰랐던 셈이 된다. 송씨가 정부종합청사에 침입했다는 시기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청와대 타격 위협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전국에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해 정부청사에 대한 경비가 강화된 시점이기도 하다.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는 “국가 핵심시설인 정부청사에 외부인이 무단으로 침입하여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청사 경비와 방호, 전산장비 보안, 당직근무 등 정부청사의 보안관리 시스템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보안강화대책을 마련할 것이다”라고 행정자치부 등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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