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 영정 앞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안산/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한겨레 ‘세월호 2주기’ 여론조사
만 19살 이상 1006명 중 80%
“풀어야 할 현재진행형 사건”
잊힘과 기억 사이 ‘모순감정’
만 19살 이상 1006명 중 80%
“풀어야 할 현재진행형 사건”
잊힘과 기억 사이 ‘모순감정’
“사람들이 이 사건이 지겨워질 때 한번쯤 자기 일로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그런 일이 또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세월호 생존학생 구술집 <다시 봄이 올 거예요> 중)
슬픔은 분노로 차올랐고, 분노는 좌절로 변했다. 세월호에서 구조된 단원고 학생 김수연(20)씨는 덤덤하게 ‘기억해달라’는 말을 남겼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2년이 흘렀다. 진상규명 작업은 더디고, 배는 아직 물 밑에 있다. 더 슬퍼하기도 힘든 세월호 피해자·가족들은 김씨처럼 이제 세상에서 잊히는 일을 걱정하고 있는지 모른다.
참사 2주기를 맞아 <한겨레>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세월호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조사센터와 공동기획을 통해 지난달 말 만 19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세월호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세월호에 대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속내를 여론조사로 들여다보는 건 사실상 처음 있는 시도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열 중 여덟(79.9%)은 “세월호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현재진행형인 사건”이라고 답했다. 지금도 세월호 참사를 ‘자주 또는 가끔 생각한다’는 응답이 넷 중 세명꼴(75.7%)이었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있으며, 잊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드러났다. 반면, 둘 중 한명꼴(53.5%)로 ‘잊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답해, 이른바 ‘세월호 피로도’를 숨기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는’ 복합적이고 이중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국가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컸다. 어떤 상황에서도 국가가 나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줄 것이라고 신뢰하는 응답자는 22.7%에 그쳤다. 세대별로는 30·40대에서 불신의 정도가 심했는데, 각각 7.4%, 12.9%만이 국가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정부의 진상규명이 미흡하다는 데는 대부분이 동의했다. 응답자 다섯 중 한명만이 ‘세월호에 대한 철저하고 성역 없는 진상규명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진상규명과 관련해 가장 신뢰하기 어려운 기관은 대통령과 정부(42.8%),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11.7%), 언론(11%), 새누리당(5.4%), 사법부(4.0%) 등의 차례였다. ‘모르겠다’는 24.2%였다.
김성환 박수지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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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세종시 종촌동 종촌종합복지센터 ‘4·16 세월호 참사 2주기 세종시민 합동 분향소’ 인근에 설치된 희생자 이름 앞에 시민들이 기증한 신발이 놓여 있다. 세종/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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