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인천중구노인복지관에서 치매예방 프로그램 '금빛브레인'에 참가한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제기를 던지며 손놀이를 하고 있다.
치매예방 프로그램 ‘금빛브레인’
“고운 치매와 나쁜 치매가 있어요. 나쁜 치매는 폭력적으로 되거나 거리를 배회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가족이 너무 힘들게 돼요. 우리는 그러지 않기 위해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배우는 거예요. 알겠죠?”
조희정(놀이문화연구소 터 공동대표) 강사가 22일 인천중구노인복지관에서 치매예방 프로그램 ‘금빛브레인’을 진행하면서 참가자들과 눈을 맞추기 시작했다.
할머니들은 강사와 보조교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연지곤지 박수, 제기 만들기, 제기 주고받기, 실뜨기, 실뜨기하면서 ‘실겅달겅’ 노래하기, 실뜨기로 고양이수염, 나비넥타이와 리본 만들기, 단동치기 등을 실습했다.
조희정 강사가 숙달된 말솜씨와 몸짓으로 이끌어간 덕분에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참가한 할머니들은 연신 웃음을 터뜨리며 몸과 손을 사용해 놀이에 적응했다.
금빛브레인 집단 상담 놀이프로그램은 전래놀이에서 나온 것이다. 혼자 하는 놀이도 있지만 주로 짝꿍이나 모둠과 함께하는 놀이가 많다. 같이하면서 양보하고 배려하는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다. 조 강사는 “치매를 막기 위해선 손놀이가 최고다. 손을 쓰려면 뇌로 연결되고 손을 움직이면 소 근육 훈련이 된다. 어르신들은 손이 마비가 되면서 굳어지는 경향이 있다. 인지능력도 향상된다. 설명을 듣고 실행을 한다. 실뜨기가 처음엔 쉽지 않다. 몇 번 시도 끝에 해내게 되면서 성취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조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놀이문화연구소 ‘터’는 예술체험, 창의음악, 미술치료, 합창 난타 지도, 교육연극 등 다양한 창의예술융합교육을 하고 있다. 약 7년 전에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했다. 그사이의 변화에 대해 조씨는 “예전엔 복지관 같은 기관에서 예술교육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지금은 먼저 제안이 들어올 정도다. 또 참가하는 어르신들도 큰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뭘 배우겠다는 의식이 강했으나 지금은 과정 자체를 즐기면서 향유하려는 분들이 많아졌다. 예술이 곧 놀이이니 이게 좋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 송현동에서 온 김순진(75)씨는 “우리 아저씨가 건강이 좋지 않아서 내가 뭐라도 배워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왔다. 여러 프로그램 중에 치매를 골랐는데 병원에 가봤더니 암보다도 치매가 더 무섭더라. 오늘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이 뭐냐고 물었다. “연지곤지, 실뜨기도 재미있었다. 제기차기도 좋았다. 이제 우리 아저씨와 같이 실습할 것이다. 손 하나 움직이는데 머리도 쓰고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하니 치매 예방이 절로 되는 것 같다.” 라고 답했다.
글·사진 곽윤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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