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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누구나 ‘길에서 사는 사람들’ 될 수 있음을 알리고파”

등록 2016-05-04 18:44수정 2016-05-04 22:13

김태현씨
김태현씨
노숙인 경험 소재 웹툰 ‘길리언’ 카카오톡 연재 작가 김태현씨
“노숙인도, 비노숙인과 다를 것 없는 ‘보통 사람’이에요. 저마다의 사연으로 거리로 내몰린 것 뿐이죠.” 홈리스 만화 <길리언>의 첫 연재를 앞둔 김태현(51)씨가 말했다.

김씨는 웹툰의 이야기 작가이자 주인공 ‘태원’의 모델이다. 길리언은 김씨의 노숙 생활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실화 기반 웹툰이다. 노숙인 지원 종교협의체인 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가 노숙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자 기획했다. 김씨가 이야기를 쓰고 신웅 화백이 그림을 입혔다. 웹툰 제목은 ‘길에서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길리언’이라 지었다.

김씨는 과거 잘나가는 무역업체 대표였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사업확장을 위해 빌린 대출이자가 나날이 불어났다. 회사는 부도가 났고 아내와는 이듬해 헤어졌다. 야반도주를 감행한 그는 영어학원 강사, 야채 배달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공사장에서 발을 다치면서 일용 잡부일조차 할 수 없게 되자 2006년 전남 여수역에 자리를 폈다. ‘나는 다른 노숙인들과 다르다’는 자존심 때문에 끝까지 벗지 않았던 양복에 구멍이 날 때쯤, 기사식당의 쓰레기밥을 뒤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2008년 서울역으로 옮겨와 2010년 노숙생활을 접기까지 5년을 거리에서 살았다.

김씨는 “노숙인들에게도 저마다 ‘거리에서 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웹툰에는 그가 거리에서 만나 인연을 맺은 실존 인물들이 등장한다. 공사장에서 당한 사고로 척추에 철심 7개를 박고 있는 로보캅, 지적장애 3급 장애인 기우, 여성 노숙인 춘자 등이다. 무역업체에 다니는 비노숙인 소연도 노숙인 급식 봉사에서 만나 연인관계로 발전한 김씨의 연인을 모델로 했다. 특히‘여수 아줌마’춘자는 2012년 세상을 떠난 노숙인으로, 신발공장 작업부장에게 강간을 당한 뒤 남편과 사별하며 시댁에서마저 버려지면서 노숙생활을 했다. 웹툰은 이들이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으며 노숙인, 비노숙인 모두 길 위에서 삶을 배워나가는 ‘길리언’임을 깨닫는 과정을 담고 있다.

‘길리언’은 오는 7일 첫 연재를 시작한다. 22회에 걸쳐 모바일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토요일마다 공개될 예정이다. 거리생활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강연가·작가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김씨는 “노숙인을 기피하거나 두려워하지만 말고 우리 사회 모순의 피해자로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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