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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보광스님 박사논문 60~70%가 일본 학자 논문 표절”

등록 2016-05-10 19:58수정 2016-05-11 17:22

동국대 총장 논문표절 의혹

대학원학생회 논문 3·4장 검증
“1989년 쓴 ‘신라 정토사상 연구’
일 불교학자 논문 인용표시 없이
그대로 복제하고 의견까지 도용”
학교쪽 “당시 검증기준 정립안돼”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의 박사 논문이 일본 불교학자들의 논문을 인용 표시 없이 무단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동국대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가 보광 스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후 불교 연구자들의 검증을 거쳐 박사학위 논문 표절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국대 대학원학생회는 교단자정센터, 연경불교정책연구소와 함께 ‘보광 스님 박사학위 논문 표절의혹 검증보고서’를 11일 발표할 예정이다. 검증에 참가한 학자들은 이 보고서에서 보광 스님이 1989년 일본 교토 불교대학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 ‘신라 정토사상의 연구’가 일본 불교학자 에타니 류카이의 저서 <정토교의 신연구>(1976), 미나모토 히로유키의 논문 ‘신라정토교의 특색’(1978) 등을 인용 표시 없이 그대로 복제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 학자들과 한국 불교사학자 안계현 동국대 사학과 교수가 논문을 통해 제기한 고유한 학술적 의견까지 그대로 도용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광 스님의 논문은 미나모토 박사의 논문 ‘신라정토교의 특색’에 실린 200자 원고지 4장 분량의 문장을 아무런 인용 표시 없이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나 쉼표, 마침표의 위치까지 거의 동일하게 옮겨지기도 했다. 또 에타니의 저서 <정토교의 신연구>의 경우, 200자 원고지 12장 이상이 아무런 인용 표시 없이 도용된데다, “신라 원효 스님이 설파한 ‘십념론’에 대해 이전 학자의 관점을 서술하는 부분(3장)에선 (보광 스님이) 에타니 류카이 교수의 독자적인 소감까지도 마치 자기 견해인 것처럼 사용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번 검증은 751쪽에 달하는 박사학위 논문 중 주요 내용이 서술돼 있는 3, 4장(254쪽)만을 대상으로 했다. 논문 검증에 참여한 김영국 연경불교정책연구소 소장은 “대락적으로 검증된 분량(3, 4장)의 60~70%가 표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원학생회는 “보광 스님이 학자적 양심을 갖고 있다면 스스로 학위논문을 철회하고 총장직에서도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는 해명자료를 내어 “(27년 전의 논문을) 현재의 잣대로 판단하겠다는 것은 일반적인 학계의 관행을 벗어난 정치적 의도를 가진 행위”라고 반박했다. “27년 전 한국과 일본 학계에는 연구자의 업적을 검증하는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았던데다, 연구자의 윤리규정 등도 정립돼 있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일본은 2000년대까지 컴퓨터 조판이 이뤄지지 않았고 ‘청타’라는 방법으로 논문이 출판됐기 때문에 이런 과정 속에서 (인용 표시 부호 등이) 누락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동국대는 또 불교대학에 (표절에 대해) 조사를 의뢰했으나 ‘논문 제출 뒤 5년 이내’라는 학교 규정 때문에 조사하지 않기로 했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동국대에선 지난해 논문 표절 의혹 등이 불거진 보광 스님의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교수·학생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김건중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이 50일 동안 단식투쟁을 하는 등 극심한 갈등을 겪어왔다. 지난 3월 동국대 이사회가 전원 사퇴를 결단하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으나, 학교 쪽이 한만수 교수협의회 회장을 해임하고, 보광 스님이 총학생회 쪽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또다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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