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이면 기생충알은 다 죽어
유기농 아니라도 나올수있어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다는 소식에 여러 가지 엽기적인 말들이 나돌고 있다. 김치찌개도 먹어서는 안 된다는 말부터 기생충 알이 나올 정도면 유기농 배추라는 의견도 있다. 과연 이런 말들은 의학적으로 타당할까?
김치찌개도 못 먹을 정도인가?=중국산 김치의 기생충 알은 냉장기간이나 소금 농도 때문에 이미 다 죽었을 수도 있다. 최민호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는 “기생충 알이 검출된 김치를 그냥 먹었다 해도 100% 감염된다고는 할 수 없다”며 “끓여서 먹으면 기생충 알은 모두 다 죽는다”고 설명했다.
구충제는 꼭 먹어야 하나?=회충, 구충 등은 시중에 있는 구충제로 치료가 잘 된다. 한 번만 먹으면 회충, 구충, 동양모양선충, 사람등포자충 네 가지에 모두 효과가 있고, 부작용도 거의 없다. 구충제가 기생충 알에는 효과가 없다는 말도 나돈다. 용태순 연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는 “기생충 성충에 구충제가 효과가 있다는 말은 맞는 말이나, 기생충 알이 몸 안으로 들어와 성충으로 부화하지 않고 변으로 그냥 배출되면 우리 몸에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생충이 알레르기 질환을 막는다는 말도 있는데?=기생충 질환이 크게 줄면서 천식이나 아토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 늘었다는 말이 있다. 이른바 ‘위생가설’에서 나온 말이다. 박중원 연세대 의대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살다보면 몸 안의 면역기능이 자신으로 향하게 되는 자가면역질환이 생긴다는 가설이 있다”며 “그렇다고 해도 지저분한 환경에서 살거나, 기생충이 있는 김치를 먹으라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생충 알 김치는 유기농 배추?=기생충 알이 나왔다고 해서 무농약 유기농이라고 할 수 없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회충, 구충 등의 감염이 거의 없어 인분이 든 퇴비를 써도 기생충 알이 발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반대로 중국은 워낙 기생충 감염률이 높아 유기농이 아니더라도 기생충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중국산 김치를 유기농 배추로 만들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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