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서명 참여 글·사진 올려
‘동물보호법 개정’ 요구에 30만 동참
수의사·동물보호단체도 항의회견
‘동물보호법 개정’ 요구에 30만 동참
수의사·동물보호단체도 항의회견
전라남도 화순의 한 강아지 번식장. 조그마한 뜬장에 갇힌 개 300여마리는 이곳에서 발정유도제를 맞고 강제교배를 당한다. 번식업자는 불법 마약류를 사용해 어미 강아지의 배를 직접 갈라 새끼를 빼내기도 했다. 많게는 1년에 3번씩 새끼를 낳다가, 늙고 병들어 더는 새끼를 낳을 수 없는 지경이 되면 개들은 가차 없이 식육견으로 팔려간다. 지난 15일 <에스비에스>(SBS)의 교양프로그램 ‘동물농장’을 통해 ‘강아지 공장’(번식장)의 실상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강아지 공장의 철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국내 동물보호단체와 수의사단체들 등 18개 단체는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번식장 문제의 현황조차 모른다”며 “반려동물 번식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불법업체를 우선 퇴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남 화순 번식장에서 구조된 번식견 ‘신디’도 함께 참여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 신고된 번식장은 전국적으로 93개다. 동물보호단체 등은 번식업자로 신고하지 않아도 100만원 이하의 벌금만 물면 되기 때문에 불법 번식장이 난립하고 있다며, 반려동물 번식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불법 번식장에 대한 벌금을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번식장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무자격 외과 수술을 금지하는 한편, 동물보호 전담 부서를 설치할 것 등을 요구했다.
연예인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도 강아지 공장 철폐 요구에 동참하고 있다. 배우 윤계상씨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허울뿐인 지금의 동물보호법으로는 공장주인 소유의 강아지들을 구제하지 못한다”며 “좁은 케이지 안에서 평생 임신과 출산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강아지들을 돕는 길은 실효적인 법 개정 뿐”이라고 호소했다. 배우 송혜교씨도 인스타그램에 강아지 공장 철폐를 위한 서명 운동 참여를 독려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동물자유연대가 시작한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서명’에는 닷새 만에 30만명이 참여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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