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수만명 실직 위기인데…턱없이 부족”
실업급여, 예년수준 증액 그쳐
고용유지지원금, 3천명치 늘려
실업급여, 예년수준 증액 그쳐
고용유지지원금, 3천명치 늘려
고용노동부가 실업급여 4만명치, 고용유지지원금 3000명치를 증액하는 것을 골자로 한 내년도 기금운영계획안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예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노동계에서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수만명이 실직할 위기에 놓여있는데 고용부의 인식이 안이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23일 열린 고용보험위원회 참석자들과 고용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고용부는 올해 대비 실업급여 2391억원(고용보험법 개정에 따른 증액분 제외)과 고용유지지원금 31억원을 증액한 기금 운영계획안을 제출했다. 고용부는 또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지원사업을 지역 대신 업종 단위로 바꿔 100억여원을 배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의 계획안은 27일 고용보험위원회 회의를 거쳐 기획재정부에서 확정한다.
실업급여 증가액 2391억원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을 감안해 실업급여 일 상한액을 5만원으로, 최소 수급기간을 4개월로 잡고 계산했을 때 약 4만명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실업급여 수급자수는 2012년 118만명, 2013년에 120만명, 2014년 125만명 등 구조조정 문제가 없던 때에도 매년 2만~5만명씩 증가해왔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올해 3만3000명치에서 내년 3만6000명치로 3000명치를 늘리는 데 그쳤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가 노동자를 해고하는 대신 휴업·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경우 지급되는 지원금이다. 통영 중소 조선사 구조조정이 있었던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2만7820명, 3만2060명이 고용유지지원금 혜택을 받았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실직자가 수만에 이를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고용부가 낸 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일자리 주무부처인 고용부의 자세가 너무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도 “물량팀 같은 고용보험 미가입자에 대한 대책도 내놔야 한다”며 “산업 맞춤형 일자리 사업도 업종단체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이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구조조정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전체적인 실업자의 규모를 확정하기 힘들고 연말에 가야 수치 추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기금운영계획은 연도 중에도 고용보험위원회를 열어 변경이 가능하고 상황에 따라서 증액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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