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슈퍼’ 강도 재심청구 4차심문
“‘정운호 사건’은 돈으로 죄를 덮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삼례 나라슈퍼 사건은 그 반대입니다. 돈과 배경이 없고 장애가 있어 죄를 뒤집어 쓴 사건이고 진범이 잡혀 자백까지 했는데도, 당시 공권력은 잘못을 감추기 위해 사실을 왜곡했고, 진범을 풀어줬습니다.” 1일 오후 2시 전주지법 2호 법정에서 열린 전북 완주군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의 재심청구 4차 심문에서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삼례 3인조’의 박준영 변호사는 최종 변론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한겨레> 5월4일치 17면 참조)
박 변호사는 “지난 공판에서 진범(‘부산 3인조’) 중 한 사람이 ‘내가 범인’이라고 증언했고, 진범을 제보했던 진범의 지인도 ‘제보 내용이 모두 사실이고, 진범들이 훔친 패물을 직접 팔았다’고 증언했다. 돈과 힘으로 처벌을 피하는 사례, 돈과 힘이 없어 사람을 죽였다는 누명을 쓴 사례, 유전무죄·무전유죄, 도대체 사법정의는 어디로 간 것인가. 이제라도 누명을 벗겨 달라”고 호소했다.
17년 전 사건 현장에 있었던 피해자 유족도 증인으로 나왔다. 당시 숨진 유아무개 할머니(사망 당시 77)의 조카며느리 최아무개(51)씨는 “경상도 말씨와 억양을 쓰는 주범의 말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냥 흉내 내는 사투리가 아니다. (진범을 내사했던) 부산지검에 가서 그의 동영상을 봤는데 목소리가 99% 꼭 맞았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내 인생도 망가져 나도 피해자인데, 저희 집에서 일어난 사건 때문에 (내가) 가해자가 된 것 같다. 이 친구들이 너무나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당시 경찰서에 잡혀 있었던 이들을 경찰의 반대에도 우겨서라도 내가 한 번 봤다면 지금까지 여러 사람이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울먹였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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